여배우 "회장님 접대 자리 갔더니…" 충격 고백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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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회룡 화백]

익명을 요구한 20대 초반 신인 여배우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연예인 접대 문화’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여배우를 동원한 고급접대와 관련해 “(그런 일은)너무 자주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자신을 데뷔 3년차 여배우라고 소개한 이 출연자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냥 연기자 또는 연예인을 하고 싶어하는 애는 그 자리(접대자리)에 가자마자 그 높은 사람들 권력이 있는 그 사람들 무릎에 다짜고짜 앉는다’고 이런 얘기들까지 오고 갈 정도”라며 “매니저들 사이에서 있다 보면 우리 회사에 연기자 애가 그렇게 했다. 신인 연기자 애가 그렇게 하더라, 이런 얘기들을 직접 듣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겪은 일도 전했다. 그는 “‘어떤 회장님이랑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잠깐 나와서 인사만 드려라’해서 ‘알겠다’고 나간 적이 있다”며 “(그 자리에서) 그분들이 제 허벅지를 만진다든지 그런 일들이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일명 ‘스폰서’개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 번은 어떤 방송국 관계자를 만났는데 ‘안녕하세요’ 이랬더니 저한테 ‘너 가슴 사이즈가 어떻게 되냐? 허리 사이즈랑, 엉덩이 사이즈도’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모르겠다’ 그랬더니 살짝 돌려가면서 스폰서 개념의 얘기들을 좀 하시더라고요”라고 회상했다. 스폰서를 소개해주겠다고 제안한 이 관계자는 “일단 뒤돌아서 화장실을 한번 갔다 오라”고 주문했고 이 연기자가 “왜 그러시냐” 물었더니 “뒤태를 봐야겠다”고 말했다고 이 출연자는 덧붙였다.

그는 또 “(스폰서들이) 집을 해주고 차를 해주고 품위유지비를 몇 백만원씩 준다”며 “실제로 (연예인생활을 하려면)품위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돈이 없거나 혹시 돈이 있다고 해도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획사 대표가 여자 연예인들을 성폭행하고 소속 남자 연예인에게 연습생을 성폭행하라고 지시한 최근 사건과 관련해서는 “놀랄 일이 아니다”고 증언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인간세상에 있을 수 있는지 놀랐다”는 진행자의 말에는 “그러게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인권지원센터 이윤소 활동가는 "2009년에 여성연예인 인권실태조사라는 것이 작성이 됐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여성연예인 중에서 60.2%는 술시중을 포함한 성 접대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을 했고요"라고 밝혔다. 그는 “영세한 기획사들은 자금력이 약하기 때문에 소속 연예인들에게 스폰서 관계를 강요하고 이 돈으로 기획사 재정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획사들에게 최소 출자금을 마련하라거나 표준계약서 사용을 강제하고 자격을 갖춘 기획사들에게만 매니지먼트 운영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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