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캠프 6인회의 멤버였던 최시중 2007년 경선 때 여론조사 총지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이명박 캠프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8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간발의 차로 승리한 직후 사실상 최고기구인 ‘6인 회의’의 존재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2인자이자 군기반장으로 불린 이재오 의원 등과 함께 그도 멤버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 직전인 2007년 5월까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으로 있었다. 1994년 6월 초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관두고 부임한 이래 13년간 맡았던 자리였다.

 경선 캠프에선 ‘고문’으로 지냈다. ‘전공’을 살려 여론조사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자비(自費)’를 들여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도 알려져 있는데,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한 차례에 수백만원 정도 드는 음성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만 해도 수억원 소요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박근혜계는 당시 그에 대해 엇갈린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의 갤럽 회장 경력을 두고 “2006년 하반기부터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제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 그의 영향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막상 한나라당 경선 여론조사 자체에 대해선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여론조사는 당 공식 조직으로 넘어갔다. 당시 여론조사 업무를 했던 한 인사는 “대선 때는 당 경비에서 공식적으로 지출됐다”며 “이 대통령이 크게 앞서는 데다 매주 한두 건의 언론사 여론조사 보도가 있어서 책정된 예산도 다 집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 전 위원장의 역할도 이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멘토’ 쪽으로 옮아갔다고 한다. 당시 캠프 인사들은 “캠프의 병풍 역할을 했던 분”(박형준)이라고 표현했다. 한 인사는 “최 전 위원장은 자신이 조달한 자금을 푸는 스타일이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 최시중 "5억~6억 받아 MB 여론조사에 썼다"
▶ 정권 압박? 돌출발언? MB 끌어들인 최시중, 왜
▶ 구룡포중 출신 이동율이 최시중·박영준 소개
▶ 대검 수사기획관 "관련자 계좌추적 다 하고 있다"
▶ 여권 인사 "치사하게 그런 얘기 하나"…청와대 당혹
▶ MB캠프 6인회의 멤버…경선 때 여론조사 총지휘
▶ "대선자금 수사 아니다" 일단 선 그은 중수부
▶ 박근혜 "누구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