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충청하나은행 결승 선착

중앙일보

입력

그가 볼을 잡을 때마다 코트가 함성소리로 뒤흔들렸다.

핸드볼 스타 최현호(24.충청하나은행). 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핸드볼이 과연 비인기 종목인가' 새삼 의문시될 정도다.

평일임에도 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는 평소보다 세배가 넘는 2천여명의 관중이 몰려 왔다. 상당수가 최현호의 플레이를 보고싶어 하는 소녀팬들이다.

그의 팬클럽 '엄지장군' 회원도 2백여명 찾아왔다. 이 정도면 "최현호가 핸드볼 부흥의 열쇠를 쥐고 있다" 는 한 관계자의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SK엔크린배 2001 핸드볼 큰잔치 1차대회 남자부 준결승에서 충청하나은행이 패기의 한국체대를 23 - 22로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했다.

간판 스타 최현호는 사실 부진했다. 발목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듯 20여분만 경기에 출전했다.

스타팅에서 제외됐던 최현호는 전반 10분쯤 페널티 스로를 던지기 위해 처음 코트에 섰지만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골키퍼 정면. 이후에도 번번이 찬스를 놓쳤다. 전반 막판 연속 두골과 후반 초반 한골을 넣고는 코트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의 부진함이 팬들의 응원을 더욱 부추겼다. 경기가 끝난 뒤 최는 1백여명의 소녀팬에게 둘러 싸여 사인을 해주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오히려 충청하나은행 승리의 수훈갑은 골키퍼 신창호(23)였다.

그는 화려하지 않지만 착실한 '육탄 방어' 로 결정적 실점 위기를 몇차례나 막아냈다.

김태훈 감독은 "결코 서두르지 않고 초스피드의 강슛을 끝까지 쫓아가는 대담함이 장점" 이라고 칭찬했다.

충청하나은행은 두산그린과 경희대의 승자와 10일 1차대회 패권을 다툰다. 여자부에선 대구시청이 파죽의 4연승을 달리던 제일생명을 29-21로 물리치고 공동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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