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해외매각 P&A 방식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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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 총재는 지난 1일 대우자동차 매각과 관련,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대우차의 투자가치를 높이면서 가급적 빨리 해외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채권단의 기본 입장" 이라고 밝혔다.

嚴총재는 이날 미사리 산업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세계자동차산업의 현황 및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 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대우차는 경영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해외법인이 많아 국내외 사업장과 법인을 한꺼번에 포괄 매각하기는 어렵다" 며 "현실적으로 대우차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분리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P&A(Purchases & Assumption)방식이란 부실회사를 퇴출시키는 기업 정리기법으로 해당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우량회사에 인수시키는 형태로 이뤄진다.

청산이나 인수합병과는 달리 정리대상 기업의 직원을 고용해야할 의무가 없는 점이 다르다.

그는 "대우차를 국영기업으로 회생시키는 방안은 현 세계시장 상황에서 독자생존이 어려워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면서 "대우차를 완전 정상화한 뒤 해외에 매각하는 것도 채권단이 장기간 자금지원을 할 수 없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 고 지적했다.

嚴총재는 공장 폐쇄와 대대적인 임금삭감.근로자 해고 등을 단행한 일본 닛산의 예를 들며 "대우차는 일단 채권단의 추가 지원없이 홀로 설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지원하기로 한 7천억원도 구조조정 상황을 보아가며 집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嚴총재는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해도 연구개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동차업체로서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며 "하루 빨리 능력있는 해외 파트너와 경영자를 찾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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