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구단주들의 에이전트 길들이기

중앙일보

입력

수퍼에이전트 길들이기인가.

'수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그가 보유한 '수퍼 프리에이전시'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예전 같으면 너도 나도 굽신거리며 비위 맞추기에 급급해야할 구단들이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부정적인 발언을 한데 이어 26일엔 전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 하워드 링컨회장까지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시애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산하면서까지 로드리게스를 잡을 생각이 없다"며 운을 뗀후 "로드리게스가 확실히 시애틀에서 뛰고 싶어 한다는 확신을 가질때까지 돈싸움에 끼어들지 않겠지만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종전의 저자세에서 벗어났다.

심지어 "지난 시즌 켄 그리피 주니어없이도 시애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 처럼 로드리게스 없이도 할 수 있다"며 '갈테면 가라'는 식의 호기도 서슴치 않았다.

보라스는 링컨 회장의 발언에 대해 '언론을 이용한 협상전략'이라며 평가절하했지만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그같은 구단들의 고자세가 '계산된 협상전략'인지, 아니면 수퍼스타 고객들을 등에 업고 메이저리그를 농단한 보라스 길들이기인지.

아무튼 보라스로선 모처럼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LA 다저스의 실질적 구단주 인 루머트 머독은 다저스의 내년 연봉을 1억2,500만달러까지 유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다저스의 태도가 로드리게스의 향배에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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