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비틀림에 지압 '약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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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나(推拿) 요법과 카이로프랙틱 등 척추지압을 통해 요통 등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런 병.의원이 1백여개에 이른다.

대한추나학회.대한카이로프랙틱협회.한국카이로프랙틱학회.대한복원학회 등 관련 학회도 결성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척추지압을 통한 치료법은 수술이나 약물없이 의사의 손만으로 치료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최근 이삿짐을 들다 허리를 삐끗한 직장인 K씨(31) 는 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4번과 5번 요추 사이 추간판이 삐져나온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한달간 쉬었지만 무릎 아래로 통증이 당겨 수술을 받을까 고민하던 K씨는 최근 추나요법을 받고 좋아졌다.

추나요법이란 척추 지압을 통해 뒤틀린 척추를 바로잡는 치료법. 1980년대 말 일부 한의사들에 의해 시행돼 현재 50여개 한의원에서 시술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대한추나학회장) 원장은 "디스크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며 "4백여명의 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을 실시한 결과 69%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좋아졌다" 고 말했다.

치료대 위에 환자를 눕히고 한의사가 손으로 척추를 밀거나 잡아당기며 치료한다.

대개 한번 치료에 5~10분이 걸리며, 디스크의 경우 3~4개월 동안 10~20회의 시술로 치료한다.

오래된 디스크에는 추나요법과 함께 청파전.양근탕.용각교탕 등 뼈를 강화하는 한약 투약을 병행한다.

허리가 오른쪽으로 휜 여고생 S양(16) 은 카이로프랙틱을 통해 좋아진 경우. 1주일에 한차례씩 6개월 동안 카이로프랙틱 전문의사의 치료를 받았다.

카이로프랙틱이란 미국에서 시작돼 90년대 초 우리나라로 건너온 척추지압 치료. 카이로프랙틱을 배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의사, 일부 한의사들이 50여개 병.의원에서 척추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추나요법이나 카이로프랙틱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척추나 골반이 비틀려 통증이 나타나는 요통. 의사의 지압을 통해 척추와 골반을 정상 위치로 바로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카이로프랙틱협회 이승원(이승원정형외과 원장) 회장은 "척추 지압은 물리치료와 수술의 중간단계 치료" 라며 "염증이 심하거나 골절이 동반되지 않은 요통이라면 척추지압을 통한 치료가 효과적" 이라고 설명했다.

염증이 심하거나 골절이 있는 경우 오히려 척추 지압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척추 지압이 만능은 아니다. 심하게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디스크는 수술이 필요하다.

한국카이로프랙틱학회 이주강 회장은 "소변을 잘 보지 못하거나 발기가 안되는 경우, 발목을 굽혀 발등을 위로 들지 못하는 중증 디스크 환자는 카이로프랙틱의 치료 대상이 아니다" 고 말했다.

척추가 휜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주강 회장은 "서있을 땐 휘어있지만 앞으로 굽혔을 때 등이 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카이로프랙틱 치료가 효과를 발휘한다" 고 말했다.

앞으로 굽혔을 때도 등이 휘어 있다면 수술을 통해서만 교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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