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전 명예회장, 현대건설 최대주주로 컴백

중앙일보

입력

현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반년만에 현대건설 최 대주주로 `컴백'하게 됐다.

이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창업주로서 사재 2천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그의 사재는 ▲현대자동차 주식 2.69% 매각대금 900억원 ▲현대건설 발행 회사채 1천700억원으로 연말까지 제3자 배정방식의 현대건설 유상증자에 쓰일 전망이다.

현대건설 총 발행주식 수는 2억6천708만주. 주당 가격이 20일 종가기준으로 2천 240원이지만 유상증자는 액면가 5천원 이상에서만 실시된다.

따라서 정 전 명예회장은 사재 2천600억원으로 5천200만주를 증자하는 셈이다.

여기에 기존 보유주식 131만주를 더하게 되면 정 전명예회장의 지분율은 현재의 0.5%에서16.3%로 급상승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갖게 된다.

지난 5월25일까지만 해도 정 전명예회장은 건설 지분 4.6%로 최대주주였다.그러나 당시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자동차 지분 9% 매입을 위해 정몽헌(MH)회장계열의 중공업, 상선지분과 함께 건설지분 4.1%를 장중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결정은 몽구.몽헌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반년이 흐른 뒤 MK.MH는 화해했고 정 전 명예회장은 다시 MH계열로 `회귀'하는 결과가빚어지게 된 셈이다.

현대건설의 현 최대주주인 MH는 정 전명예회장의 `컴백'으로 2대 주주로 밀려나게 됐다.

물론 MH도 전자 등 보유주식 400억원 어치를 역시 건설 유상증자에 쓰기로 했다.

MH는 800만주를 추가로 확보하게 되며 기존의 2천47만주를 더하면 지분률이 현 7.8%에서 8.7%가 된다.

한편 이번 사재출자로 정 전 명예회장과 MH는 각각 1천435억원과 220억원의 손실 을 입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현 시가(2천240원)와 액면가(5천원)의 차이 때문이다. 물론 주가가 5천원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이익을 보겠지만 반토막난 현 증시에서의 유상증자 참여는 `희생'에 가깝다는게 현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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