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입력

기발한 상상력과 위트있는 블랙 코미디로 이름난 '코엔형제'의 신작이 이번 주말 극장에 걸린다. 호머가 쓴 '오디세이'의 코엔형제 버전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가 바로 그것.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고, 부산영화제 오픈시네마 부문에 상영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바톤핑크','파고' 등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블랙 코미디는 아니지만 코엔형제다운 익살과 상상력은 여전히 유쾌하다.

용맹한 영웅 율리시즈의 장중한 서사시는 코엔형제에 의해 촌뜨기 죄수들의 익살스런 탈출기로 변화했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이 불러제끼는 컨트리 풍 음악들은 뮤지컬적인 활기를 더한다.

율리시즈가 말한 120만달러의 부푼 꿈을 안고 떠난 이들의 탈출은 예기치 못한 사건과 상황들로 그야말로 '길고 험한 여정'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기타리스트, 아이같은 얼굴의 난폭한 은행강도를 만나고, 우연하게 레코딩한 노래로 목숨도 구한다.

코엔형제의 유머와 익살을 생명력있게 만드는건 역시 배우들의 힘이다. 지적인 터프가이 조지 클루니는 한순간도 흐트러진 머리모양을 참지 못하고 포마드에 집착하는 한심한 율리시즈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잘때조차 머리에 헤어넷을 쓰고, 엉거주춤하며 컨트리송을 불러 제끼는 모습이 멋진 게 아니라 우스울 뿐이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코엔형제 특유의 농담과 허풍이 제멋대로 인 것 같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욱 매력적인 그런 영화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과 맞물려 화제가 됐던 영화 '쿤둔'과 함께 지난해 개봉됐던 '오스틴 파워'의 전편 '오스틴 파워 제로'도 뒤늦게 국내에 소개된다.

마틴 스콜시즈의 '쿤둔'은 현존하는 14대 달라이 라마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중국정부의 민감한 반응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상영되는 것이다. 서양인 감독에 의해 그려진 동양적인 정신세계와 달라이 라마의 숭고한 종교적 믿음이 티베트의 풍광과 함께 어우러져 그윽한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속편이 된 전편 '오스틴 파워 제로'를 통해 미리 개봉된 '오스틴 파워'에서 제대로 이해되지 않던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다. 속편에 비해 화려함이나 잔재미는 떨어지지만 제작,각본,주연을 맡은 마이크 마이어스의 재능과 '오스틴 파워 스타일'은 여전하다.

Joins 김은희 기자<jinnie@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