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외환 등 비은행권을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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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앞줄 왼쪽에서 여섯째)이 지난해 12월 열린 ‘2012 그룹 경영전략회의 및 원두(One Do) 페스티벌’에서 우수 부서·직원에게 시상하고 있다. [사진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올 경영목표는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인프라 개선’이다. 바뀐 금융권 경쟁구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자는 취지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현재 395조원의 총자산을 보유해 금융지주사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KB·하나금융과의 격차가 30조원 가량에 불과해 리딩뱅크의 위상을 위협받고 있다. 어려운 국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팔성 회장이 계속 ‘성장’을 강조하는 이유다.

 하지만 성장의 개념은 예전과 달라졌다. 외형 확대보다는 건전성에 바탕을 둔 우량자산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우리금융은 이를 위해 올해 역점사업으로 그룹 경쟁력 강화와 수익창출기반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저비용 수신을 늘려 조달비용을 낮추고 펀드와 방카슈랑스·외환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을 늘려 영업수익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원스톱 금융솔루션 제공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매트릭스 체제도 도입키로 했다.

 반면 부실 자산과 대출은 최대한 줄여나가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과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한편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잠재적 부실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말이다.

 비은행 부문 확대도 주된 목표다. 우리금융은 은행과 증권·보험·자산운용·저축은행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은행의 카드 부문을 별도 회사로 독립시키고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비은행 계열사들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해외사업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이 회장은 “국내 1위인 우리가 글로벌로는 72위에 불과해 해외진출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현지화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외화 예수금의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현지화를 통해 조달구조를 개선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는 한편 글로벌 경기 침체를 기회로 활용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의 시장 개척과 M&A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2009년 12월부터 시작된 ‘원두(OneDo)’ 운동은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만의 혁신 DNA 창조’를 목표로 하는 이 운동은 시스코와 CJ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지난 2년간 2만5000명의 직원들이 1인당 5건꼴인 12만6000건의 개선 아이디어를 내놔 7600건의 과제를 선정했다.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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