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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등나무집'

중앙일보

입력

와인에 빠진(?)삼겹살은 어떤 맛일까.

일산 신도시 저동초등학교 근처에 자리잡은 등나무집(0344-922-4344)은 삼겹살을 와인에 재워 파는 고기구이집이다.

이 식당에는 다른 고기나 부위는 없다.

오직 삼겹살 뿐인데 이것도 다른 고깃집처럼 얇게 썬 것이 아니라 김밥 굵기의 통삼겹살이다.

이곳에서는 삼겹살을 와인에 24시간동안 재운 뒤 월계수잎과 함께 알루미늄호일에 싸 두었다가 낸다.

와인과 월계수잎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줄여준다고. 고기를 구워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드럼통 테이블 위에는 작은 도마와 집게.칼이 놓여 있는데 알루미늄호일을 벗긴 삼겹살을 일단 불판에 올려 표면을 살짝 익힌 뒤 도마에 놓고 자신이 직접 잘라 굽는다.

잘익은 고기 한점을 그대로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게 혀에 짝짝 달라 붙는다.

찍음거리로 콩고물·왕소금·양념고추장·마스터드소스 간장 등 4가지가 나온다. 찍어 먹는 각각의 맛도 유별나다.

삼겹살을 콩가루에 찍으면 고소한 맛이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을 완전히 제압한다. 왕소금을 묻혀 상추에 얹고 파무침·마늘을 곁들여 쌈을 싸도 훌륭한 맛이다.

매운 맛에 입안이 얼얼해지면 동치미 국물 한숟가락을 떠넣어 달랜다. 1인분(2백g)에 6천6백원인데 사람수대로 주문하면 적당하다.

고기를 다 먹고나면 맛보기 칼국수(2천원)로 기름진 속을 푼다. 멸치국물에 김치·호박·떡·만두를 넣어 즉석에서 끓이는 것으로 얼큰하고 시원하다.

양이 넉넉한 편이므로 사람 수 대로 시킬 필요는 없다. 만일 부족하다 싶으면 밥볶음(1천5백원)을 추가로 주문하면 들기름에 볶은 김치볶음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낸다.

식당 중앙에는 상추·깻잎·양파·청경채 등 싱싱한 채소를 듬뿍 담아둬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깨끗한 드럼통 테이블, 하얀 색으로 꾸민 실내, 벽면 가득한 손님 사진들, 천장의 걸린 개나리 등 전반적으로 깔끔한 신세대 고깃집의 분위기다.

벽에 붙은 사진들은 이곳에 빌려준 카메라로 찍은 것인데 나중에 무료로 찾아갈 수 있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새벽 2시. 설과 추석때 2일 정도만 문을 닫는다.

좌석수는 1백40개, 인근 주차장을 빌려쓰고 있어 주차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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