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기술 인정받아 1달러도 안깎고 수출"

중앙일보

입력

"휴대폰 대당 1달러의 로열티를 더 받기 위해 무려 한달반을 협상했습니다."

팬택 박병엽(38.사진)부회장은 모토로라와의 이번 계약 체결에 대해 "팬택의 기술력을 모토로라에서 인정해준 결과" 라고 말했다.

0지난 2월 LG정보통신에서 영입한 박정대(55)사장이 협상팀을 직접 이끌고 협상에 나섰는데 1달러의 입장차이 때문에 20일 전 미국까지 갔다가 합의하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3일 뒤 모토로라 협상팀이 다시 한국에 들어와 협상이 재개됐고 결국 팬택의 뜻대로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됐다.

그는 "대당 1달러면 4백50만달러 아닙니까. 어마어마한 금액을 받을 수 있는데 관철시켜야지요" 라고 ''배짱'' 부렸던 배경을 설명했다.

朴부회장은 협상기간 동안 매일 오전 5~6시 朴사장과 전화를 하며 협상을 막후 지휘했다.

그는 이번 계약체결이 "박정대 사장의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결과" 라며 "전문경영인의 경영 노하우와 창업자의 뚝심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작품" 이라고 흐뭇해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분야에만 5년 이상 경력연구원 80명을 투입해 연구해온 것이 모토로라의 신뢰를 받았다" 고 소개했다.

지난 6월 증설한 월 40만대 규모인 생산라인을 그동안 국내수요 감소로 풀가동하지 못해 약간의 마음고생을 해온 朴부회장은 이번 계약으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일시에 보상받게 됐다.

그는 이번 계약을 발판삼아 모토로라를 통해 중국 진출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팬택이 개발한 모델의 중국 수출문제에 대해 조만간 모토로라와 협의,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9년 전 창업비용 4천만원에 직원 6명으로 팬택을 만든 朴부회장은 창립 9년 만에 회사를 종업원 5백여명, 자본금 97억원의 큰 회사로 성장시켜 ''무선통신시장의 기린아'' 란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한창 일할 나이에 박정대 사장을 영입하고 자신은 부회장으로 물러나 또한번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젊은 사람에게 ''회장'' 이라는 칭호가 부담스럽다며 일부러 ''부회장'' 을 고집하고 있다. 호서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