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대덕밸리] 욱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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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전화를 생산하는 욱성전자(대표 박배욱) 는 연구원 창업의 모델로 꼽힌다.

핵심 연구원들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컴퓨터연구단 출신으로 시행착오를 줄여 상품화를 앞당겼다.

욱성전자의 주력 상품은 다자간 영상회의 시스템(Telestar) 과 영상전화기(TelePhoSee.사진) . 1995년 연구원 창업으로 시작, 지난해까지 대기업과 국가기관에 영상전화 관련 용역을 하면서 상품을 개발했다.

98년 벤처 붐을 타고 컴퓨터연구단 출신 동료 7명이 합류하면서 상품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ETRI에서 10년동안 쌓은 기술과 한 솥밥을 먹은 팀웍을 바탕으로 2년만에 영상회의 시스템과 영상전화기를 잇따라 선보였다.

영상전화는 87년 미국의 벨연구소가 시험 모형을 내놓았지만, 속도가 느리고 가격이 비싸 실용화가 늦어진 분야. 국내에서도 93년 한국통신이 시제품을 발표했으나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정지 화상을 보며 통화하는 느낌을 주는데 대당 가격이 4백만원대로 비쌌기 때문이다.

욱성전자는 일반 전화선을 쓰는 종합정보통신망(ISDN) 을 기반으로 동화상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만들면서 가격을 1백만원대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 영상전화는 올 3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분야 박람회인 세빗(CeBIT) 에 출품해 호평을 받으면서 수출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선 한국통신과 한국전산원에 납품하며, 관공서나 지사를 많이 둔 기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배욱 대표는 "ISDN 방식은 기존 전화선을 그대로 쓰고 가격도 내년 상반기에 40만원대로 낮출 수 있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 고 강조했다.

욱성전자는 사업 초기부터 유럽과 미국 시장을 주 공략 지역으로 삼았다. 올해 매출 목표 1백억원 가운데 90억원을 수출로 확보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영상전화 제품을 내놓은 회사는 영국의 모션미디어사를 비롯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朴대표는 "영상전화는 컴퓨터.멀티미디어.통신 3개 분야의 첨단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있어야 상품화가 가능하다" 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팀을 이뤄 10년동안 호흡을 맞춘 게 욱성전자의 큰 힘"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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