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태 중간정리] 현대 "살수 있는데" 정부·은행 탓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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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의 장단이 달라 우리가 흔들리는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대부터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당장 팔아 돈이 되는 것' 을 찾고 있으나, 걸림돌이 많아 뾰족한 방안을 못찾고 있다.

鄭회장은 정부.채권단 관계자와 잇따라 만나 우선 자신의 보유 주식 전량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는 鄭회장 지분 변동으로 그룹 장악력이 떨어지는 등 위험 부담이 큰데다 채권단이 금액이 적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바로 이 방침을 철회했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리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자구안 가운데 하나로 이를 검토하겠다고 다시 번복해 혼선을 빚었다.

현대는 이어 현대상선이 보유한 중공업(12.46%).전자(9.25%) 주식 등을 팔아 약 5천5백억원대의 자금을 현대건설에 투입하겠다고 채권단에 제시했다.

채권단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번에는 현대상선이 강하게 반발해 鄭회장이 이를 무마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장기적으론 현대전자 등 돈이 될만한 계열사를 팔겠다는 구상이 나오자 해당 계열사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는 정부와 채권단이 하루가 멀다 하고 자구 방안이 미흡하면 출자전환이나 법정관리에 넣겠다며 압박하는 것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현대는 특히 정부.채권단이 현대에 직접 요구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 여론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올들어 잇따른 유동성 위기 때마다 발표한 네차례의 자구방안에 따라 이미 7천2백여억원의 부채를 줄였다고 강조한다.

채권단이 믿고 기존 채무만 연장해주면 영업 이익이 나기 때문에 기업을 꾸려갈 수 있는데, 정부와 채권단의 입장이 다른데다 갑자기 차입금을 회수해 1차부도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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