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전쟁으로 옮겨붙은 중동전

중앙일보

입력

지금 아랍진영과 이스라엘 간에 벌어지고있는 유혈충돌은 상대방 인터넷 웹 사이트에 낙서를 해놓는등 사이버전(戰)으로 비화되고있다고 CNN닷컴이 2일 예루살렘발로 보도했다.

미키 부자그로는 수주전부터 자기 침실에서 대(對)아랍 사이버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아랍 웹 사이트에 흥분하게 된 올해 스무한살의 부자그로와 이스라엘인 동료들은 레바논 근본주의 회교 게릴라단체인 헤즈볼라의 웹 사이트로 들어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내용의 콘텐츠 위에다 이스라엘 국기를 그려 놓았다.

부자그로는 "우리 이스라엘 해커들은 올바른 그림을 보여줄 권리가 있으며 예를 들면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선전을 퍼붓고있는 헤즈볼라의 사이트 같은 것은 그러한 기회를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자그로는 언젠가는 반(反)이스라엘 웹사이트에 대한 해커해위를 중단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사이버전쟁이 휴전이 아니라 전면전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친(親) 아랍 해커들도 수일 안으로 반격을 가해왔다.

이스라엘 외무부,국방부,의회 웹사이트 같은 것들은 아랍측 해커의 삼한 비난낙서 공격으로 이틀간이나 웹 폐쇄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오리 노이는 "다른나라 사람이 우리의 웹사이트상 내용을 전혀 읽어볼 수 없도록하는 이같은 행위는 전쟁이 아니라 가히 야만족의 약탈행위와 같다"면서 "우리는 단지 정부 견해를 전달 할 뿐인데 웹에다 이같이 비난낙서를 하는 것은 책을 불태우고 검열을 가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에 지상 충돌이 격심하게 벌어지고있는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 세워져있는 팔레스타인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ISP)인 팔네트는 고객들을 친 이스라엘 해커들로부터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있었다.

팔네트의 CEO인 마안 브세이소는 "이 나라 전체에 있는 여러 친 아랍,친 이스라엘 웹들이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반격하는 와중에서 자국민들로 하여금 그 무엇인가 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민족감정을 불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판 실리콘 밸리 한복판에 세계에서 가장 사이트 방문객이 많은 ISP중 하나인 네트비전에도 여러명의 해커퇴치전문가들을 고용해 놓고있었다.

네트비전의 해커퇴치전문가인 올해 스무살의 맨니는 "헤즈볼라 사이트를 녹아웃 시키려는 우리측 해커이든 아니면 우리 군(軍)사이트를 녹아웃시키려는 헤즈볼라 해커이든 이 모두가 워 게임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해커행위를 격렬히 비난했다.

특히 라말라의 팔레스타인인 청년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에선 길거리에서 벌어지고있는 그날 그날의 시가전을 반영하는 최신 웹 사이트를 검색하느라 젊은들이 열심이었는데 이들 웹중 일부는 친 이스라엘 해커들을 공격목표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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