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기금 무이자로 빌려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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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시계가 거의 없는 나라인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높이 9m 시계탑을 세웠다.

서울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롯데백화점 전국 23개 점포에는 ‘니트앤노트(Knit&Knot)’라는 니트 캐주얼 편집매장이 있다. 소규모 업체인 아임마임·앤도르·짜임 3곳의 제품을 파는 매장이다. 이 매장은 롯데백화점이 추진한 ‘중소업체 판로개척’에 따라 생겼다. 롯데백화점에 독자 입점 하기 버거운 소형 업체들을 모아 매장을 내준 것이다. 인테리어비는 백화점측이 100% 부담했다. ‘상생’ 차원에서 마련한 점포여서 수수료도 여느 패션업체보다 4~5%포인트를 덜 받는다. 짜임의 김정현(43) 사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뒤 회사 규모가 두 배 이상 컸다”고 말했다. 짜임은 현재 매출의 80%를 롯데백화점에서 올리고 있다. 이렇게 ‘될성 부른 떡잎’에 기회를 주는 것이 롯데백화점 상생 경영의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또 동반성장기금을 자체 조성해 협력사에 1년간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다. 150억원 기금을 조성해 운영하다가 협력사들의 요청이 넘쳐 지난해 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와 별도로 해외에 진출하려는 협력사를 위한 무이자 대출 기금 200억원을 별도로 조성했다.

해외에서 롯데백화점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한국’을 톡톡히 알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긴치 마을에 교실 3개와 운동장을 갖춘 학교 ‘롯데 드림센터’를 열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긴치 마을은 해발 2000m 산간에 위치한 오지. ‘배움과 학습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지은 시설이다. 60년 전 6·25 때 에티오피아가 참전해준 데 대해 신세를 갚는 의미도 있다. 공사비 2억원은 고객이 기부한 롯데 포인트에 백화점 자체 자금을 더해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또 태평양의 섬나라 동티모르에 중고 손목시계·탁상시계·벽걸이시계 3만여 점을 전달했다. 대부분 가정에 시계가 없어 학생들이 지각하기 일쑤라는 점에 착안했다. 시계는 2010년 말 롯데백화점 고객과 직원들이 모은 것. 시계를 전달하며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높이 9m 대형 시계탑을 세워주기도 했다. 또 시계와 함께 컴퓨터 100대, 의류 2000점, 라면 1500박스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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