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는 외롭지 않다…한·일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대재앙의 현장에서 예술이 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 절망을 창조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을까.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일본의 많은 예술가들이 피해 지역을 찾았다. 사진가 박진영(40)씨는 대지진 후 미야기현(宮城縣)을 찾았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이곳 땅바닥엔 주인 없는 사진들이 흩어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걸 수습해 물로 씻고 있었다. 모든 걸 잃어버린 그들에게 작가가 “지금 가장 찾고 싶은 게 뭐냐”고 묻자 한결같이 돌아온 대답은 “가족 사진 한 장”이었다. 그의 개인전 ‘사진의 길-미야기현에서 앨범을 줍다’가 13일까지 서울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선 27일까지 ‘만드는 것이 살아가는 것-동일본 지진재해 복구지원 프로젝트 서울전’이 열리고 있다. 도쿄예술대학 나카무라 마사토(中村政人·49) 준교수의 ‘와와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을 담은 미디어 전시다. 예술가 400명이 동참해 재기를 위해 분투하는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또한 ‘가설 주택 꾸미기’ ‘마음 치유하기’ 등 재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신문을 발행했다.

 15일엔 서울 영등포동 하자센터에서 다큐멘터리 ‘라이트 업 니폰(Light up Nippon)’ 상영회 및 ‘문화예술로 다시 일어서는 사회의 기록’ 심포지엄을 연다. 다큐는 대지진 후 도쿄의 20~30대 젊은 회사원들이 피해 지역 10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회복의 염원을 담아 불꽃을 쏘아 올린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