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지터, 월드시리즈 MVP

중앙일보

입력

내 생애 최고의 해.

'섹시 가이' 데릭 지터(26)에게 미스터 MVP라는 또 하나의 애칭이 붙게 됐다.

지터는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 지난 7월 올스타전 MVP에 이어 한해 두 개의 MVP를 거머쥐는 첫 번째 메이저리거가 됐다.

2000년 월드시리즈에서는 22타수 9안타(0.409)의 가공할 타격을 선보이며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으로 뉴욕 양키스의 3연패를 견인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차전에서 1회 결승 솔로 홈런을 뽑아낸 지터는 5차전에서도 6회 동점 홈런을 터뜨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지터는 1996년 4차전부터 이어온 월드시리즈 14경기 연속 안타의 기록도 이어갔다.

지터는 수상 후 "양키스의 모든 선수가 다 MVP다. 힘든 경기에서 함께 최선을 다해준 동료들에게 상을 돌리겠다" 고 말했다.

그는 뭇 여성들을 사로잡는 매너를 이날 경기에서도 발휘해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4회말 메츠의 공격에서 커트 애보트가 파울을 치며 부러진 배트가 지터 쪽으로 날아가자 모두들 일순간 긴장했다.

지난 2차전에서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가 메츠의 마이크 피아자에게 배트를 집어던져 양팀이 몸싸움을 벌였던 사건을 상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터는 1백만달러짜리 미소를 지으며 부러진 배트를 배트보이에게 넘겨줘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920년대 베이브 루스.루 게릭, 1950년대 조 디마지오의 뒤를 잇는 양키스 스타 계보의 적자로 지터를 손꼽는 데 미국 야구팬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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