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R&B유혹 멜라니B 'Hot'

중앙일보

입력

스파이스걸스(Spice Girls)의 '흑진주' 멜라니 브라운(Melanie Brown)이 팀의 컴백을 한 달여 앞두고 첫 솔로 앨범〈핫(Hot)〉을 발표했다. '열정적인' '인기 있는' '선정적인' 등 다양한 뜻을 가진 제목이 멜라니의 튀는 스타일과 딱 들어맞는다.

▶ 수록곡 듣기
Feels So Good
Tell Me
Lullaby
Step Inside

앨범을 살펴보면 우선 화려한 제작진이 눈길을 끈다(사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건 도발적인 멜라니의 커버 사진들이다). 조지 마이클, 자넷 잭슨, 보이즈 투 멘, 바비 브라운 등과 함께 1990년대 소울 음악을 주도했던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밖에 힙합 가수로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스코, 테디 라일리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결국 영국가수의 앨범임에도 다양한 스타일의 R&B, 힙합 등을 가장 대중적인 형태로 담아낸 결과물이 탄생했다. 물론, 멜라니의 노래에서 토니 브랙스턴의 깊이있는 보컬이나 TLC의 절묘한 하모니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하지만 스파이스 걸스의 일원으로 이미 세계 팝시장을 점령했던 멜라니만의 매력과 자신감이 귀를 자극한다. 수록곡 대부분의 작사·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첫 곡 '필 소 굿(Feels So Good)'은 변화로운 신서베이스와 허밍 코러스, 라틴풍 퍼커션이 경쾌한 느낌을 주는 곡. 타이틀곡 '텔 미(Tell Me)'는 3주전 싱글로 발매되 영국차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곡. 도발적인 가사에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네번째 트랙에 담긴 '룰러바이(Lullaby)'는 편안하고 세련된 편곡과 코러스가 돋보이는 곡. 밝고 친숙한 선율에 스파이스걸스 백댄서이자 전남편이었던 지미 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에 대한 모성애를 담았다. 시스코(알 웨스트)가 프로듀싱을 맡은 '하터(Hotter)', 이어지는 '스텝 인사이드(Step Inside)' 등도 눈에 띈다. 98년 미국 가수 미시 엘리엇과 함께 불러 히트했던 '아이 원트 유 백(I Want You Back)'도 다시 수록했다.

한편 멜라니 B는 솔로 활동과 함께 11월 발매를 목표로 스파이스걸스의 새 음반〈포에버(Forever)〉마무리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98년 제리 할리웰의 탈퇴로 4인조가 된 이들이 과연 3년전의 돌풍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파이스 걸스는 93년 영국의 한 음반기획사 광고를 통해 결성된 그룹. 제작자와 멤버를 교체하는 우여곡절 끝에 96년말 첫 싱글 '워너 비(Wanna Be)'로 영국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 미국 시장까지 석권하며 단 한장의 앨범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여성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이어졌지만 영국차트 1위를 차지하며 팀에서 쫓겨난 '굴욕'을 극복한 제리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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