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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박은정 검사, 양심선언할 의사 없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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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진보 논객 진중권(49·사진)씨가 “박은정 검사는 (양심선언을 한 게 아니라) 나꼼수의 폭로로 인해 ‘아우팅(outing·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정체가 드러남)’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씨는 고은태 중부대 교수, 이택광 경희대 교수 등 진보 논객 6명과 함께 지난 3일 출범한 블로그 ‘리트머스’에 올린 첫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씨는 이 글에서 “판사(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검사(박 검사)에게 전화한 것 자체가 커다란 스캔들”이라면서도 “기소 관련 전화통화는 사실일지 몰라도 (나꼼수의) 나머지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검사는 양심선언의 의사가 없었으며 자신의 침묵으로 인해 (시사주간지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받는 것을 막으려 검찰청에 보고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박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백혜련 전 검사(민주통합당 총선 후보)가 지난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검사가 굉장히 당황해 하고 있다. 나꼼수 측과의 논의 하에 이뤄진 일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점을 들었다. 진씨는 “나꼼수는 박 검사를 보호하기 위해 폭로했다고 하지만 그런 치명적 판단은 나꼼수가 아니라 박 검사 몫으로 돌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주진우 기자를 구속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나꼼수의 주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진씨는 “경찰에서 체포영장 발부를 고려했다는 사실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체포영장은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거부할 때 발부하는 것으로 구속영장과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한편 김어준·주진우·김용민씨 등 나꼼수 출연진은 지난 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박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과정에 대해 “박 검사의 안전과 안위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어준씨는 “박 검사와 관련해 나꼼수를 비판하거나 논점이 다른 내용이 나오고 있다” 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아우팅(outing)=다른 사람의 성 정체성 등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행위. 정치적 성향이나 종교 등을 밝히는 것도 포함된다.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이나 사상을 밝히는 커밍아웃(coming out)의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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