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라

중앙일보

입력

인텔의 라이벌들이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을 이용해 서로 번갈아 가며 인텔을 비난하고 있다.

인텔은 컴퓨터 산업 선도자로서 의기양양할지 모르지만 그 라이벌들은 이번 주에 서로 번갈아 가며 인텔을 헐뜯고, 때로는 인텔의 내놓은 제품에 대한 주장을 비웃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에서 이뤄지는 칩 제조업체들의 일주일간 연례 모임은 업계에서 서로 명성을 달리하는 제조업체들 가운데 선발된 기업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에서는 대부분의 토론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칩 제조업체들이 상대 라이벌의 과장된 주장들을 꼬집을 수 있는 기회도 허용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칩 제조업체인 인텔은 경쟁업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공격 대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제품 발표를 위해 모인 수백 명의 참석자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비판 대상은? 바로 제품 가격

일례로 인텔이 차기 1.4GHz 펜티엄 4 프로세서의 아키텍처와 성능을 선전하고 난 후 센토 테크놀로지(Centaur Technology) 창립자인 글렌 헨리가 연단에 올라 몇 가지 날카로운 비평을 가했다. 헨리는 편안하고 느긋한 태도로 그의 라이벌을 비웃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훌륭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발표한 뒤에 자신의 순서가 된 것이 영광이라고 운을 뗀 헨리는 "하지만 불행히도 이 프로세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마이크로프로세서"라고 재빨리 덧붙였다.

센토는 작년에 바이어 테크놀로지(Via Technologies)에 의해 인수됐는데, 요즘은 사이릭스 III(Cyrix III) 칩을 생산하고 있다. 이 칩은 500MHz에서 667MHz로 작동하며 대부분 아시아 및 중국에서 로우엔드 PC를 겨냥하고 있다.

헨리는 파워 면에서 뒤떨어지는 자사 칩을 변호하면서 뮤직비디오의 노랫말을 인용해 인텔은 "의무 태만자, 코드 침입자, 해커들에게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환호성을 받았다. 또한 "이것이 인텔의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별난 사람 앨''에 의해 보여진 펜티엄의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헨리는 또한 인텔에 우호적인 듯한 인상을 주는 벤치마크들을 공격했다. 그는 인텔 미디어 벤치마크(Intel Media Benchmark)를 포함한 일단의 실험들을 "엉큼한 사람에 의해 어느 정도 왜곡됐거나 통제된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곧이어 수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AMD의 날카로운 공격

인텔의 최대 라이벌인 AMD의 대표자 역시 몇 가지 공격을 시도했다. AMD 부사장이자 텍사스 마이크로프로세서 부문 총괄 매니저인 리치 헤예는 인텔의 최근 역경을 지적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겼다.

특히 그는 한 때 인텔의 사업수행이 완전무결한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AMD가 곤란을 겪는 칩 메이커로 인식됐는지를 서로 대비시켰다. 인텔은 최근에 ''실체 없는'' 런칭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칩이 대량 출하되지 않고 아주 적은 양으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텔은 지난 9월 자사의 가장 빠른 칩인 1.13GHz 펜티엄 III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헤예는 "우리는 애슬론이 업계에 충격을 줬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AMD가 비참하게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품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출시했다"고 말한 뒤, "우리가 제품을 출시할 때 그들은 제품을 리콜했다"며 급소를 찔렀다. 그러자 청중들은 박장대소했다.

특히 인텔의 제품들은 주요 고객에게까지 비웃음을 샀다. 위원회 토론 중에 IBM 경영진 한 사람은 현재의 하이엔드 PC 데스크탑 프로세서가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IBM의 파워4 프로세서 담당 엔지니어인 찰스 무어는 "인텔의 1GHz PC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게임광이 아닌 한 이 PC가 지나치게 한계를 벗어난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랜스메타도 논평 곁들여

무어는 특별히 인텔을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이 모임에서 행해진 많은 논평들과 더불어 그의 논평은 날카로웠다.

인텔은 이곳 대강당 밖에서도 공격을 받았다. 트랜스메타 창립자인 데이브 디첼은 복도에서 자사의 크루소 프로세서를 사용한 최초의 노트북을 선전하면서 인텔을 공격했다.

크루소에 맞서기 위해 저전력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한 인텔의 최근 시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들이 마침내 저전력의 이점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굉장한 일이다. 이 솔루션을 우리는 5년 동안 개발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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