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시장 진출로 각광받게 될 CDM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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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이동통신 기술이 18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중국 총리간 회담에서 `중국의 CDMA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합의가 도출됨으로써 중국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이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을 CDMA 주관사업자로 지정하고 빠르면 11월말 3-4개 합작기업을 선정, 향후 5년간 단말기시장과 시스템 시장이 각각 230억달러, 7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CDMA망을 구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CDMA 도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중국은 현재 6천500만명에 달하는 유럽방식인 GSM 이동통신 가입자와 함께 향후 5년간 CDMA부문의 가입자가 7천만에 달하는 세계최대의 이동통신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중국 CDMA시장을 한국이 모두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중국도 기술과 무역의 결합이라는 CDMA분야 국산화추진 전략을 채택하고 있어 외국기업의 단독입찰보다는 자국기업의 외국기업과의 합작진출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은 이미 삼성전자는 상하이벨, LG전자는 중흥통신, 현대는 교흥, SK는 유니콤 등으로 저마다 중국내 협력업체를 선정, 합작 또는 업무협력을 하기로 하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외국업체는 루슨트와 모토롤라만이 각각 대당전신, 동방통신과 합작계약을 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8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CDMA산업협력을 제안한 이래 정부와 민간차원의 협력채널을 통한 한.중 양국간 CDMA 분야의 우호적 협력분위기를 조성해 오는 등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중국당국도 양국 합작사 설립을 조만간 허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함께 중국도 이미 2억달러 이상을 CDMA 개발사업에 투자해 시스템 국산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반면 GSM분야에서는 국산화율이 5% 이하에 머물고 있어 이번 CDMA 도입을 계기로 이동통신산업의 국산화 추진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채택하는 CDMA는 2세대(IS95A보강형)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미 세계 최초로 초기 3세대형 통신인 IS-95C의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어 양국간 기술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통부는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11월말께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CDMA 실무그룹회의와 CDMA기술.정책세미나를 개최해 양국 기업 및 전문가간 기술협력 강화계기를 마련할 방침이다.

중국의 CDMA시장에 한국이 진출하게 되면 그동안 GSM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었던 CDMA기술이 시장을 대폭 확장하면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사업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익차원에서 동기식을 포함시키려는 정통부의 동기 드라이브 정책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CDMA업체들은 삼성전자가 미국 스프린트사에 IS-95C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는가 하면 호주 허치슨에 2억달러 규모의 CDMA장비 및 네트워크설치 계약을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

또한 대만에는 국영 중화전신의 160만 회선(3억3천만달러 규모) MC-1X입찰에 삼성,LG,현대가 참가해 루슨트, 에릭슨 등과 경합을 벌이고 있고 일본 CDMA사업자 KDDI의 MC-1X입찰는 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등 CDMA벨트를 호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으로 넓히고 있다.

성미전자는 80만달러 규모의 현지법인 상하이 성미전자통신유한공사를 설립, 내달까지 생산설비를 설치해 CDMA중계기를 직접 생산할 예정이고 기산텔레콤은 CDMA중계기, 에코캔슬러 등을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중국 장비제조업체인 수신스룹 산하 베이징우전설비창과 제품공급 및 공동개발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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