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뜨며 초고속 성장 … CES와 함께 양대 IT 전시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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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해마다 2월 말이면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도시 바르셀로나는 세계에서 날아든 전자·정보기술(IT) 관계자들로 붐빈다. 미국의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와 함께 세계 양대 전자 전시회로 자리 잡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입장권 평균 가격이 100만원대로 비싸지만 관람객들로 북적인다. 지난해 행사에는 6만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도 유럽 인근 도시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항공권이 수개월 전 동났다고 한다.

 MWC는 1987년 ‘GSM 월드 콩그레스’로 시작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GSMA는 세계 이동통신 업계를 대변하는 단체로, 219개국 800여 개 이동통신 사업자와 200여 개 단말기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등이 소속됐다. 통신사 주도의 소규모 전시회였다가 2008년부터 지금의 명칭으로 바꾸면서 급성장했다. 이동통신 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서비스·통신기기가 소개되기 때문에 미래 기술 발전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전시회다.

 MWC는 그 규모와 참가업체 수, 관심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는 1400여 업체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독일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와 세빗을 제치고 유럽 최대 행사가 됐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와 함께 IT 관련 양대 전시회로 꼽힌다.

 MWC의 성장은 스마트폰의 대두와 전자·통신 융합의 대세 덕이 크다. 전자와 통신업계 최고 경영자들이 집결하기 때문에 업체 간 합종연횡이 벌어지는가 하면 기 싸움도 일어난다. 2010년 기조 연설자로 나선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검색과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을 이동통신 업계가 견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발언 이후 그해 전시회에서는 ‘구글 견제’가 줄곧 화두가 됐다. 다양한 합종연횡도 벌어진다. 2007년 노키아와 유튜브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를 맺은 것도 MWC에서였다.

바르셀로나=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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