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낸 노바소닉 "우리음악은 개성의 집합체죠"

중앙일보

입력

4인조 하드코어 그룹 노바소닉의 새 노래 '슬램' 의 뮤직비디오는 다소 섬뜩한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김진표의 현란한 랩이 두드러지는 이 뮤직비디오는 눈동자가 투명하게 보이는 독특한 렌즈를 낀 김진표의 모습에선 개성을 강조하려는 그룹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러나 노바소닉 멤버들을 직접 만나보면 생각이 많이 달라진다. 김진표 특유의 장난끼와 반항끼는 어쩔 수 없지만 멤버들은 나름으로 섬세하고 진지하다.

1집〈태양의 나라〉에 이어 최근 2집〈슬램〉을 발표한 노바소닉. 서태지보다 훨씬 먼저 국내팬들에게 하드코어를 들려줬으나 공교롭게도 서태지의 등장으로 2집 앨범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더한 우연은 과거의 많은 서태지 팬들과 노바소닉의 팬의 멤버가 일치하기도 한다는 것.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이들은 웃으며 "하드코어는 세계적인 추세" 라며 담담하게 답한다. 하지만 "우리가 할 때는 관심없더니…" , "부럽다. 서태지 파워를 실감했다" 등 멤버사이에 의견은 좀 엇갈렸다.

"음악을 들어본 사람들이 하드코어라고 불러준 거에요. 우리는 정작 장르를 딱히 정하고 음악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록과 랩이 결합된 형식이지만 멜로디를 중시하면서도 흑인 성향의 랩을 가미한게 특징이랄 수 있죠. 우리 음악은 우리들의 개성을 합친 거에요. "

래퍼인 김진표를 제외하고 김세황(기타).김영석(베이스).이수용(드럼) 등 세사람은 모두 넥스트 출신. 1집이 넥스트 스타일의 리듬에 김진표의 랩이 가미됐다면 2집은 보다 다양한 장르에 시도한 점이 눈에 띈다.

1집때는 김영석 작곡.김진표 작곡인 곡이 전부였지만 이번 앨범엔 김진표와 김세황도 작곡에 적극 참여했다.

"다양한 시도를 한 게 다소 산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지루하지 않은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 는 것이 이들의 설명.

김소월의 시를 인용한 가사에 중국 전통악기를 써 동양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곡 '진달래 꽃' , 빠른 펑키 스타일의 곡에 전자 기타와 랩을 조화시킨 '퍽도 잘났겠지' , 버글스의 노래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 를 인용한 '슬램' 등 곡들은 다 제각각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방송에서 이들 음악을 다 만날 수는 없다. 수록곡중 여러곡이 각 방송국에서 '은어 남발' 등의 이유로 퇴짜를 맞았기 때문이다.

"음반의 본래 목적이 방송용은 아니에요. 할 수 없죠. 방송용으로 음반 내고 유통기간 3개월로 막내리는 것보다야 낫지 않아요? 우리는 음반 그 자체로 승부할래요. "

그러나 이들에게도 강렬한 록과 랩 사운드가 조금은 맘에 걸렸던 것일까. 이들은 '호두까기 인형' 과 '비디오 킬드…' 등 다른 곡에서 멜로디를 차용했다.

"재미있는 사운드를 찾으며 시도하다 얻을 결과" 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이 더욱 노바소닉만의 사운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고 말해 앞으로 이들 음악의 방향에 숙제를 하나 남겨뒀다.

이들은 28~29일 서울 명동 메사팝콘(2128-5300)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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