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나노 기술로 주사제를 알약으로 … 집에서 항암치료 길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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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에 집중해오고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올 4월부터 시행되는 약가인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허가 특허 연계제도’로 제약업계는 매출 하락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JW중외제약은 ‘글로벌 신약 개발’ 이라는 차별화된 R&D전략으로 세계 기업으로서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혁신신약 Wnt’에 이어 두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개량 신약 ‘나노 옥살리플라틴’을 통해서다.

 
개량신약 FDA 임상 거쳐 글로벌 시장 공략

JW중외제약은 신약개발 연구 단계에서부터 세계시장 수출을 염두에 두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 성과가 Wnt표적항암제 ‘CWP231A’다. CPW231A는 암의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되는 Wnt암줄기세포를 차단하는 세계 최초의 혁신 신약이다. 지난 해 미국 임상에 돌입했다.

 JW중외제약은 이 같은 전략으로 전이성 대장암의 1차 치료제인 나노 옥살리플라틴을 개발해 미국 FDA 임상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나노 옥살리플라틴은 주사로 투여되는 대장암치료제 ‘옥살리플라틴’을 경구제인 알약으로 바꾼 개량신약이다. 주사제를 알약으로 만드는 기술은 국내에서 아직 전례가 없다. JW중외제약이 보유한 ‘나노 입자화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의 주사 항암제 치료를 위해서는 약 1∼2주에 한번은 입원해야 했으나, 나노 옥살리플라틴은 집에서도 복용이 가능하다. 복용 편의성을 통해 기존 주사제의 임상적 부작용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JW중외제약은 미국 FDA 임상을 통해 나노 옥살리플라틴을 글로벌 신약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JW중외제약은 현 시장의 성장률과 예상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개량신약이 발매되는 2015년 옥살리플라틴 제제는 전 세계적으로 최소 4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6억달러의 성장이 기대되는 2017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7%만 점유해도 연간 45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 제품 발매 3년 후, 기존 주사제 대비 우수한 약효·편의성·안전성 등을 적극 부각해 ‘연간 1억 2천만 달러로 20% 이상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달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cGMP수준의 생산설비 구축, 혁신신약 연구

JW중외그룹은 대장암을 비롯한 혈액암·간암·전립선암 등 각종 항암제 분야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JW중외신약의 자회사인 JW크레아젠을 통해 4개의 항암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신장암치료제 크레아박스-RCC는 3상 조건부 시판 허가를 획득한 바 있으며, 간암치료제 크레아박스-HCC, 전립선암치료제 크레아박스-PC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분당차병원과 함께 교모종세포종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자 임상에 돌입했다.

 이처럼 혁신 신약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cGMP(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선진국 규제기관들이 의약품 제조시설에 적용하는 기준) 수준의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정부는 R&D 투자와 함께 cGMP설비 보유 여부와 투자내용을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JW중외제약은 충남 당진에 JW생명과학 수액공장과 JW중외제약 의약품 공장을 구축하는데만 총 2400억 원을 투입했다. 면적은 두 공장 합쳐 9만4378㎡(2만9000여 평)로 국내 제약사 중 최대 규모며, 연간 수액 1억 개, 의약품 15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선진국으로의 수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오경아 기자

 
인터뷰 글렌 노론하 신약개발 최고 책임자

“신약 개발에 있어서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기술력을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JW중외제약 신약개발 최고 책임자 글렌 노론하 박사(사진)는 힘 주어 말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해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해 해외 R&D 경험을 갖춘 다국적 제약사 출신을 영입했다. 글렌 박사는 JW중외그룹의 R&D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시애틀 JW떼아릭(Theriac)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Wnt표적항암제 CWP231A의 임상1상 시험을 관장했으며, 경구형 나노 옥살리플라틴 제재의 미국 임상시험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인이 한국 제약사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JW중외그룹은 매력적인 그룹이다. 세계 최초로 Wnt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시애틀에서 현지 연구법인(JW Theriac)을 운영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완비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을 이끌었다.”

-Wnt표적항암제에 대한 해외에서의 평가는.

 “Wnt차단 약물 개발에는 하버드대학, 샌프란시스코대학, 노바티스 등 유수 연구기관과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JW중외제약이 가장 앞선 성과를 거두고 있다. CWP231A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신약 개발 프로젝트 중 가장 기대되는 약물 중 하나다. 신약이 개발되면 JW중외제약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암 완치의 실현’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Wnt표적항암제의 개발 경과가 궁금하다.

 “CWP231A는 미국 FDA 임상 승인을 획득하고 MD앤더슨 암센터와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 내 1상을 완료한 후 2상 임상을 거쳐 2016년 신약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다발성골수종, 림포마와 같은 혈액암은 물론이고, 폐암을 비롯한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30조 원 규모의 전세계 표적항암제 시장에서 최소 3%만 점유해도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 기대할 수 있다.”

-JW중외그룹의 R&D 전략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점은.

 “JW중외그룹은 해외에서 연구단계를 거친 약물을 국내에서 개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에 신약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동시에 미국에 JW Theriac, 한·일합작연구소인 C&C신약연구소, 바이오 신약 연구를 담당하는 JW크레아젠과 JW크레아젠 재팬 이렇게 한·미·일 3개국에 걸친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는 해외 후보물질을 들여와 국내에서 임상을 통해 개발한 첫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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