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존이 고른 금주의 음반] 패스트볼 3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신선함과 옛 향수가 공존하는 편곡,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다채로움, 록 특유의 경쾌함…최근 3집〈더 하시 라이트 오브 데이(The Harsh Light Of Day)
〉를 발표한 3인조 그룹 '패스트볼(Fastball)
'의 매력이다.

혹자는 이들의 음악에 깊이가 없다고 토를 달지만 '듣는 즐거움'을 극대화 하는 것 역시 음악가에겐 필수적인 능력이다. 복잡하게 뒤엉킨 하드코어와 댄스 비트에 지쳤다면 패스트볼의 음악에 더욱 귀기울이자. 어느새 일상의 시름을 잊고 록의 그루브에 빠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The Harsh Light Of Day/ Fastball

▶ 수록곡
You're An Ocean
Love Is Expensive And Free
Vampires
Morningstar
Dark Street

텍사스 오스틴 출신의 3인조 록그룹 패스트볼은 1998년 2집 타이틀곡 '더 웨이(The Way)
'로 7주간 빌보드 모던록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오른 그룹. 10년 무명 생활과 1집 실패 이후 일궈낸 값진 성공이었다.

패스트볼의 음악은 멜로디를 강조한 듣기 편한 록에 세련된 편곡을 더해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팬들의 기호에 앞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한다'지만 선율이 주를 이룬 이들의 연주는 세대와 장르를 초월하는 매력이 있다. 다분히 미국적이면서 국내팬들에게 친근함을 주는 것도 같은 이유.

작곡과 보컬을 반반씩 나눠 맡은 마이크 주니거(기타·키보드)
, 토니 스칼조(베이스·키보드)
의 '조화'도 패스트볼만의 장점이다. 팝, 올드 록을 바탕으로 소울, 컨트리 등을 접목한 '즐거운' 음악을 구사하는 스칼조, 진지한 감성을 담아낸 모던록을 선호하는 주니거의 대조적인 취향은 다채로운 멋과 진행감을 더한다.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각자의 음악을 번갈아 부른 구성은 한 막 한 막 새롭개 전개되는 연극처럼 변화롭다. 특히 첫 곡 '디스 이즈 낫 마이 라이프(This Is Not My Life)
'와 '유어 언 오션(You're An Ocean)
'의 절묘한 오버랩은 앨범의 백미. 조이 셔필드는 드럼과 퍼커션을 담당한다.

타이틀 곡 '유어 언 오션'은 토니 스칼조의 음악적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다. 익숙한 선율과 달콤한 가사는 쉽게 60∼70년대의 향수를 떠올린다. 비틀즈, 레이 찰스, 에릭 클랩튼, 조 카커 등과 작업하며 이름을 날린 거장 빌리 프레스톤(Billy Preston)
의 유려한 피아노 연주도 감상 포인트.

'러브 이즈 익스펜시브 앤드 프리(Love Is Expensive And Free)
', '모닝스타(Morningstar)
'도 스칼조의 작품. '러브 이즈…'는 라틴 풍의 퍼커션과 관현악 연주로 낭만을 더했다. 패스트볼의 우상인 록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셋처(Brian Setzer)
가 함께 연주한다. '모닝스타'는 빠르게 전개되는 베이스와 화려한 코러스가 매력적인 곡.

마이크 주니거의 '벰파이어즈(Vampires)
'는 몽환적인 선율과 난해한 가사, 록 드럼위에 실린 클래식 풍의 간주가 인상적인 곡. 전성기의 존 레넌을 연상시키는 주니거의 보컬도 돋보인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