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전자변형 벼품종 재배 실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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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형 식품이 세계적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유전자를 바꿔 해충과 수확량을 대폭 증대시킨 벼품종을 개발, 재배 실험에 성공했다고 과학자들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10월호를 통해 보고했다.

중국 우한(武漢)의 화종농업대학과 필리핀의 국제벼품종연구소(IRRI)의 연구원들은 이 잡지에서 널리 보급된 2개 벼품종에 유전자를 주입, 줄기를 갉아먹는 해충에 해로운 단백질 독소를 만들어내는 신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기존 `밍후이 63''과 `샨요우 63'' 품종에 미국에서 옥수수나 면화, 감자 등 작물의 유전자 변형시 주로 사용되는 바실루스 투링지엔시스(BT) 단백질을 함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BT 신품종은 지난해 6월 우한에서 실험재배에 들어가 2종의 일반적인 벼해충에 대한 내성과 수확량을 평가한 결과, 집중적으로 반복 투입된 해충들에 대해 뛰어난 보호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전자를 변형한 산요우 63 품종의 경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않고도 일반벼에 비해 수확량이 28.9%나 증가했다.

반면에 유전자를 건드리지않은 일반 벼의 경우 입과 줄기에 해충의 피해를 봤다.

연구원들은 해충이 벼농사의 가장 큰 문제인 중국 등 열대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BT 벼품종의 도입을 권유했다. 이번 실험 재배 성공은 중국내 보급 승인을 받기 위한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중국이 이를 승인할 경우 세계 유전자 작물재배가 급격히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유전자 변형작물이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이뤄지지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유전자 변형 작물의 보급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부 환경주의자들은 인간이 자연을 선택해나가는 과정이 BT 독소를 이겨낼 수 있는 `슈퍼 해충''이나 제초제를 견뎌낼 수 있는 `슈퍼 잡초''의 탄생을 촉진할 수도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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