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따라가면 부산 한바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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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용호3동 이기대. 해안절벽을 끼고 도는 길이 장관이다. 새롭게 정비된 갈맷길의 2코스(문텐로드~해운대~동백섬~광안리 ~오륙도 총 18.3㎞)에 속한다. [송봉근 기자]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고개(문탠로드) 입구. 도시의 휘영찬란한 불빛에 휩싸인 해운대 를 벗어나 발을 딛자 마음이 차분해진다. 달빛을 맞으며 목재데크를 따라가니 해마루 정자가 나타났다. 전망대에 서니 해수욕장과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길은 봄이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개나리를 볼 수 있다. 여름과 가을엔 소나무 숲에서 바람결에 실려온 솔내음을 맘껏 맡을 수 있다. 부산시가 갈맷길 이용자들에게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인기 있는 길로 꼽힌 이유다. 주말마다 부산 갈맷길을 걷는다는 직장인 이희남(41)씨는 “사시사철 낮과 밤, 누구와 걸어도 좋은 길이 달맞이길이다”고 말했다.

 문탠로드를 비롯해 부산의 정취를 걸으며 느낄 수 있는 갈맷길이 새롭게 태어났다. 부산시는 이날 “기존 21개 코스의 갈맷길을 9개 코스 20개 노선으로 바꾸었다”고 밝혔다. 기존 갈맷길은 코스와 코스 사이가 끊어진 구간이 많아 연결성이 부족했는데 이번에 전 코스를 잇는 순환코스로 재탄생했다. 또 지금까지 지역명(광안리~이기대~자성대길)을 사용하던 갈맷길 명칭을 제○코스 제○구간으로 통일했다. 갈맷길은 ‘부산갈매기(부산사람)’가 짙은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라는 뜻이다.

 부산시는 최근 부산발전연구원이 ‘갈맷길 700리 조성과 관리운영 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함에 따라 갈맷길을 전국적인 명품로드로 만들기 위한 관광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기존 21개 코스(302.5㎞)에서 9개 코스(263.8㎞) 20개 노선으로 바꾸었다. 트레킹 시간, 거리, 노면상태, 경사 등을 고려해 코스를 상·중·하로 등급화해 시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임랑해수욕장~칠암~일광해수욕장~기장군청(12.2㎞)까지 이어지는 1코스 1구간은 특별한 등산 장비를 갖추지 않고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하’로 분류했다. 반면 구포역~운수사~바람고개~백양대~성지곡수원지로 이어진 6코스 2구간은 거리도 23㎞로 길고 가파른 고갯길이 많아 ‘상’으로 떼어놓은 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코스는 2코스. 문텐로드~해운대~동백섬(누리마루)~광안리 해수욕장~오륙도(18.3㎞)로 이어진다.

시는 앞으로 갈맷길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별 따라 달 따라 걷기’, ‘갈맷길 철인3종 경기’ 등 다양한 연계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이정표와 편의시설 설치 등 시설 보완 작업도 한다. 부산시 송정홍 그린환경지원담당은 “앞으로 갈맷길 700리의 코스별 상세지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변경된 코스별 시설물을 보완해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051-888-2293.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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