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이란 의회 청문회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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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사진) 이란 대통령이 국가 경제를 잘못 운용한 혐의 등으로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현직 대통령이 이 같은 혐의로 소환되는 것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처음이다.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소환장은 이번 주 안에 발송된다. 소환장이 발부되면 대통령은 한 달 뒤 의회에 출석해야 한다. 이란 헌법은 재적 의원 290명 중 4분의 1 이상이 서명하면 대통령을 의회에 소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의회 내 한 위원회의 청원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레자 바노아르 의회 부의장은 수도 테헤란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특별예산 처리 등과 관련해 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청문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사안 외에 내정과 외교 분야의 정책 결정에 대한 청문도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회의 이번 조치가 3월 총선을 앞두고 권력 투쟁의 성격을 띤 것이란 풀이도 나온다.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이란은 최근 권력층 내부에서 ‘신(神)-정(政)’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하메네이로 대표되는 이슬람 성직자 및 강경 보수파는 대통령 세력이 국가 운용에 있어 이슬람 원리가 아닌 ‘일탈’을 저지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신정 체제가 들어선 뒤 종교지도자의 입김이 강할 때 서방에 강경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소환도 미국과 갈등 국면에서 대통령에게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압력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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