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다시 아이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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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신지애(24·미래에셋·사진)는 한 자원봉사활동에 모습을 드러낸 걸 제외하고는 두문불출했다. 12월 28일에는 연말연시 분위기를 잊기 위해 서둘러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팜스프링스 미션힐스CC에 캠프를 차리고 홀로 동계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매일 오전 5시에 기상해 오후 7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과 샷 연습, 9홀 라운드로 하루를 보냈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을 교정했다가 특유의 정확도가 흔들려 우승 없이 2011년을 보냈던 터라 다시 샷감을 찾는 데 주력했다.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카트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했을 만큼 1분, 1초를 아껴 썼다.

 신지애는 “단점(비거리)을 교정하려다 장점(정확도)까지 사라졌고 허리 부상을 얻었다. 코치와 함께하면 자꾸 스윙을 손보게 되기 때문에 혼자 하기로 했다. 35일 동안 원 없이 볼을 쳤다. 장점인 아이언 샷에 주력해 어느 정도 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신지애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로열 멜버른골프장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10만 달러)으로 필드에 돌아온다. 이 대회는 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이다. 지난해까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로 열렸지만 올해부터 LPGA가 공동 주관해 개막전으로 치러진다. 개막전은 동계훈련의 성과를 점검해볼 수 있는 대회다.

 이 대회에는 신지애를 비롯해 세계랭킹 1위 청야니(23·대만) 등 쟁쟁한 우승후보들이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 전만 해도 세계 1위였던 신지애는 이 대회에서 2위 청야니와 맞붙어 패했다. 3타 차로 추격전을 시작했다가 7타 차로 졌다. 30야드 이상의 비거리 차, 자취를 감춰버린 정확도 때문에 고전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내줬다. 하지만 신지애는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며 청야니를 향해 다시 추격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총 36명의 한국계 선수들이 출전한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올 시즌 투어 카드를 획득한 유소연(22·한화)은 데뷔전을 치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관왕 김하늘(24·비씨카드)은 J골프 초청선수로 출전한다. 골프 전문방송 J골프에서 1~2라운드는 오후 1시, 3라운드는 낮 12시, 4라운드는 오전 11시에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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