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셔틀콕 위해 거위 120마리 '알몸' 外

중앙일보

입력

열띤 배드민턴 경기로 애꿎은 거위가 수난을 겪고 있다.

배드민턴 경기에 사용되는 셔틀콕은 거위 날개 깃털로 만드는데 셔틀콕 한개를 만들려면 세마리의 거위가 알몸이 돼야 한다.

경기당 소요되는 셔틀콕은 평균 40개로 경기를 한차례 치를 때마다 1백20마리의 거위가 옷을 벗어야 한다는 계산. 중국의 수안세와 일본의 마쓰다가 치른 경기에는 무려 54개의 셔틀콕이 사용되기도 했다.

○…시드니 올림픽 주 방송사 NBC에 시청률 비상이 걸렸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미국의 닐슨사가 올림픽 개막 후 3일 동안 프라임 타임때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NBC는 14.5%를 기록했다.

이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시청률 21.4%보다 약 7%포인트나 하락한 것. 미국과 시드니의 시차는 대략 15시간. 브룩 베네트가 금메달을 딴 여자 자유형 4백m나 체조 등 인기 종목이 새벽시간에 벌어져 NBC는 이를 모두 녹화방송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이미 결과를 다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TV를 철저히 외면했다.

당장 NBC는 시청률 하락에 따라 광고주들이 입은 손해를 보상해 줘야 한다. 7백5만달러를 지불하고 독점중계권을 따낸 NBC는 광고료로 9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단 시청률이 17.7% 이상을 유지한다는 조건이었다.

시청률 하락 주범은 인터넷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시간.동영상으로 경기 결과를 알 수 있어 녹화중계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생방송을 해주는 캐나다 CBC사의 전파 월경과 때마침 시작한 아메리칸 풋볼도 시청률 잠식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올림픽 선수촌에 별난 징크스를 가진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의 복싱 대표 김기석은 링에 오르기 전에 절대 목욕을 하지 않는다. 남자 단거리 세계 1인자인 미국의 모리스 그린은 출전하기 전에 머리를 빡빡 민다. 그럴 듯한 이유도 있다.

김기석은 "목욕을 안해 냄새가 심하면 상대 선수가 짜증을 내지 않겠느냐" , 모린은 "머리카락 한올도 공기 저항으로 기록을 늦출 수 있다" 고 말한다.

독일 멀리뛰기 선수 하이케 드렉슬러는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두가지 색깔로 물들인다.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 독일의 하키 선수 샤샤 라이넬트는 경기 전에 꼭 찬물로 샤워한다.

네덜란드의 수영 스타 잉헤 데 브뤼인은 "무슨 미신을 믿느냐" 고 말하지만 그녀도 실은 경기를 앞두고 치즈를 먹고 샤워용 비누를 바꾸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가진 미국 NBC가 나체 여자 선수가 등장하는 나이키 광고를 중단한다고 20일 발표. 이 광고는 미국 여자 육상 1천5백m 대표 선수인 수지 페이버가 나체로 침실에서 있다가 하키 마스크를 쓴 괴한에게 습격을 받는 내용. 페이버는 기계톱을 들고 덮치는 괴한에게 쫓기다 반격에 나서는데 NBC는 이 광고가 지나치게 선정적.폭력적이라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시끄러운 대회로 기록될 전망. 난리법석을 떨기로 유명한 호주인들이 관람석을 메우고 있는데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중들이 저마다 고국 언어로 자국팀을 응원하기 때문.

또 인구의 25% 이상이 이민자로 이뤄진 호주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까닭에 이민자들의 열광적인 고국 팀 응원도 소음 공해에 한몫 하고 있다.

수영장을 찾은 네덜란드계 이민자 1만5천명이 호헨반트와 브뤼인이 금메달을 따자 질러댄 함성은 전체 입장객 5만명을 압도했다.

개막식 때 3시간 동안 관중석에서 이뤄진 핸드폰 통화 횟수는 무려 50만번.

○… '담배회사 앞에 쌓인 1천2백개의 시체 부대' . 담배회사의 극렬한 반대로 공중파를 타지 못했던 이 음산한 내용의 금연광고가 미국의 시드니올림픽 방송권사인 NBC를 통해 햇빛을 보게 됐다.

98년 담배회사들의 배상금으로 설립된 미국유산재단(ALF)이 제작한 이 광고는 올림픽 개막일인 15일 방영이 시작됐다.

하루 흡연피해 사망자의 수를 알리겠다는 의도로 기획한 이 광고를 주요 시간대에 편성하기 위해 ALF는 무려 1천5백만달러(약 1백68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 수거용 비닐백에 든 주사기로 인한 사고가 속출하자 올림픽선수촌이 일반 쓰레기통을 7백여개 특수 쓰레기통으로 교체하는 소동을 빚었다.

청소부들이 쓰레기 비닐백을 치우다 주사바늘과 수술용 메스에 찔려 부상당하는 사고가 잇따른 것. 켄 크리흐턴 선수촌 의무실장은 "선수들이 비타민을 투여하기 위해 주사기를 사용한 뒤 쓰레기통에 함부로 버려 청소부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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