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QUES LOUSSIER TRIO/ Bach's Goldber Variations

중앙일보

입력

인간은 언제부터 '음악'을 감상하는 것 이외의 기능에 관심을 두었을까?

몇 년 전부터는 "Music Therapy"라는 것이 알려져 세간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쉽게 말하자면 음악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것인데 외국의 경우 음악 대학에 전문 학과까지 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하고자하는 자크 루시에르의 음반은 수많은 명 연주를 지닌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이다.

먼저 이 곡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면 앞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곡으로 첫 출반 된 악보에는 "아리아와 2단 건반용 클라비어를 위한 변주곡"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골드베르그 변주곡이라는 제목은 찾아볼 수가 없는데 이 제목에 관한 전설은 바흐 전기에서 처음 그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흐의 전기에 의하면 카이저링크 백작이라는 사람의 불면증 치료를 위한 곡이었다고 한다.

카이저링크 백작은 라이프치하에 있던 바흐가 전성기를 맞이하는 드레스덴에서 많은 도움을 준 사람으로 전해지며 음악을 좋아해 바흐의 맏아들의 제자인 요한 고트리브 골드베르그라는 천재 쳄발로 연주자를 데리고 있었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백작이 바흐에게 부탁해 잠을 청할 수 있는 연주를 골드베르그에게 연주하게 시켰다는데서 제목의 유래를 찾을 수 있으나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부적확성을 지닌 이야기이다.

어쨌든 이렇게 아름다운 곡이 잠을 들게 할 수 도 있겠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음악에 빠져 잠을 못 이루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곡의 구성은 주제를 제시하는 아리아와 30개의 변주가 이어지고 다시 아리아로 마무리하는 모양새이다.

전통적으로 많은 명 연을 찾을 수가 있는데 먼저 오래 전 연주로 란도프스키와 우리에게 괴짜로 알려진 글렌 굴드의 연주가 손꼽히며 최근에는 피에르 앙타이가 새로운 해석을 들려주기도 했다.

연주하는 악기도 다양해 피아노의 선조인 합시코드와 쳄발로로 연주되는 곡과 피아노, 그리고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있다. 재즈 팬들에게는 키스 자렛의 연주가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태생의 자크 루시에는 일반적인 재즈연주자가 아니다.

자신의 음악의 한 부분에 클래식 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연주자로 볼 수 있다.

그가 최근에 발표하는 음악의 소재 또한 바흐이다. 그의 피아노는 맑고 명료한 톤으로 우선 듣는 이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리듬적인 면에서도 스윙감을 느낄 수 있고 건반의 클래식 적인 터치를 재즈적인 리듬으로 융화하고 있다.

필자는 어설픈 클래식과 재즈의 크로스오버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못 연주하면 그저 그런 경음악으로 치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음반은 트리오의 연주가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음질 또한 '텔락'이라는 레이블이 말해주듯 피아노의 공명과 리듬 섹션의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