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 허가구역 경기도 가장 많이 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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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절반이 확 풀린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지만 실수요 조건을 충족하는 매수 희망자를 찾기 힘들어 토지거래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31일자로 전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1244㎢를 해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전체 토지거래허가구역 2342㎢의 53.1%에 달한다.

이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 국토면적의 3.1%(지자체 지정 785㎢ 포함)에서 1.8%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93%가 규제에서 풀리게 됐다. 허가구역에서 해제된 곳은 31일부터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 없이 자유롭게 토지를 사고팔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10~14년 장기 지정되면서 불거진 주민의 불편과 민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조치가 선거를 앞두고 표심(票心)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체 토지거래허가면적의 56.5%가 풀렸다. 해제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경기도였다. 용인·수원·부천·성남·안양 등지에서 현재 지정면적의 66.2%인 741㎢가 풀려 379.1㎢만 남게 됐다. 해제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시였다. 허가구역의 92.9%(142.97㎢)가 이번에 해제됐다.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어 땅값이 불안한 곳과 투기 우려로 지자체가 재지정을 요청한 지역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화성 동탄2, 수원 광교, 김포 한강, 파주 운정신도시 등 신도시 인근은 주변 지역 지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돼 해제하지 않았다. 지난해 지가 변동률이 3% 이상이어서 투기 우려가 있는 경기도 하남시(5.65%), 시흥시(3.53%) 등과 수도권 그린벨트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중 개발 여건이 좋은 곳은 보금자리주택사업 추진 등을 고려해 허가지역으로 남겨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국토 이용의 효율을 높이고 토지의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제도다. 국토해양부 장관이 토지의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의 급등 또는 그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5년 이내 기간 동안 지정할 수 있다. 일단 지정되면 토지 용도별로 일정 규모 이상 토지거래는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수요자만 취득할 수 있으며 용도별로 2~5년간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어 농지는 2년간 농업용으로 이용해야 한다. 목적대로 이용하지 않는 경우 이행명령(3개월)을 부여하고, 명령 불이행 시 취득가액의 10% 범위 내에서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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