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 전망] ‘외바라기’ 증시 … 2000고지 앞두고 피로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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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쉬어갈 때도 됐다. 주식시장 전문가는 이번 주 코스피가 2000선을 눈앞에 두고 숨을 고를 것으로 봤다. 지난주 코스피는 0.77% 오른 196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4주 연속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그리스 채무불이행 위험도 부각됐다. 하지만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을 멈추지 않았다. 벤 버냉키 미 FRB 의장도 힘을 보탰다. 버냉키 의장은 2014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기존 계획보다 1년 더 늘렸다.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도 시사했다.

 많은 증시 전문가는 이번 주 단기 조정을 예상했다. 이들은 국내 증시가 쉼 없이 상승하며 피로가 쌓였다고 본다. 또 코스피지수 2000 근처에서 나올 차익 실현 매물에 대한 경계감도 높다. 이번 주에는 대규모로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31일 75억 유로, 다음달 1일 258억 유로다.

 올해 처음 열리는 EU 정상회담에도 주목한다. 신재정협약과 유로안정화기구(ESM) 증액안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지가 관심사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의 저항과 유럽의 주요 이벤트를 확인하는 심리가 엇갈리며 주초 관망세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유로존 5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이다. 피치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두 단계 내렸다. 스페인의 등급도 ‘AA-’에서 두 단계 낮은 ‘A’로 강등했다.

 다만 전문가는 증시에 조정이 찾아오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대기 매수세가 풍부한 데다 유럽에서 예상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며 “가격이 급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어질까. 오재열 IBK 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 유동성이 좋아지는 움직임이 보이므로 외국인이 당장 매도로 돌변한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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