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쉘 위 댄스?'

중앙일보

입력

◇ '춤추는 지하철' 동영상 (http://www.joinscast.com/asx/event/dance.asx)

"지하철에도 딴스홀을 許(허)
하라!!"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13일 오후 5시 장암역을 출발한 서울지하철 7호선 열차안은 온통 흥겨운 라틴댄스의 열기에 휩싸였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다음카페 댄스동호회 '라틴속으로'와 함께 마련한 이 댄스파티를 위해 공사측은 미술작품을 설치해 화제를 모은 '달리는 철도문화예술관'의 한 칸에 벽지를 바르고 마룻바닥을 깔아 댄스홀로 개조했다.

이날의 '라틴댄스파티'에는 3백5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라틴댄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아메리칸 재즈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추는 살사,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스텝을 자유롭게 밟는 메렝게,일렬로 줄을 맞춰 추는 라인댄스 등 라틴댄스의 화려한 진수를 선보인 이들은 서창교(21)
·신선미(22)
·홍현(26)
·윤종형·이인(20)
·박제민(23)
씨 등 라틴댄스동호회 멤버들.

행사를 준비한 '라틴 속으로' 동호회 회원인 김달영(여.26)
씨는 "꽉 막힌 지하철안에서라도 춤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 것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행사취지를 밝혔다.

20,30대 댄스동호회 회원들외에도 40-50대 중·장년층이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와 눈길을 끌었다.

덜컹거리는 지하철안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온 아이들은 "재밌다"며 함성을 연발했고, 고향에서 돌아오자마자 친구들 4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이순옥(46)
씨는 "젊어진 듯해서 기분이 너무좋다"고 말했다.

광명시에서 언론보도를 보고 찾아왔다는 이상봉(65)
씨는 "예전에 나도 한 댄스 했다. 그런데 옛날에 내가 췄던 춤과는 많이 달라 놀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댄스에 대해 남녀의 불륜 등 나쁜 편견에 사로잡혔었는데 온 국민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스포츠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곡 한곡이 끝날때마다 박수와 함성으로 성원을 보낸 시민들은 간혹 바짝 붙어서 추는 춤에는 낯을 붉히기도 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탓에 불평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다. 나우누리 로꼬스 회원이라는 박은진(26)
씨는 "너무 혼잡해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달리는 라틴댄스 파티라더니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 속을 방불케한다"며 불만을 토했다.

이 날 공연에 나선 홍현(26·무역)
씨는 "예상외로 40∼50대 아저씨들이 많아 놀랐다. 힘은 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춤을 춰보긴 처음이라 재미있었다"며 공연끝 소감을 밝혔다.

Joins 손창원·황지연 기자 <pendori@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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