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가볼만한 스포츠 '씨름'

중앙일보

입력

한가위 연휴 동안에는 색다른 스포츠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씨름연맹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강원도 동해시 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추석맞이 동해장사씨름대회' 의 이색 볼거리로 스페인 루차 카나리아 선수단(선수 15명 포함 총45명)을 초청, 개인전과 단체전을 갖는다.

루차 카나리아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군도에서 인기있는 전통 민속경기로, 일본 스모와 몽골 씨름을 포함해 전세계 10여종의 유사 경기 가운데 민속씨름과 가장 비슷한 형태의 겨루기다.

안다리치기.허벅다리 잡고 넘기기.허리치기 등 씨름과 거의 같은 기술을 구사해 상대를 모래판에 넘어뜨려 승부를 결정한다.

샅바를 매지 않고 상.하의를 입은 채 경기복 바짓단을 말아쥐고 서서 경기를 시작하는 점이 다를 뿐 경기의 기본 룰이 같아 흥미진진한 접전이 예상된다.

12명씩의 선수가 나서는 단체전 1차전(12일)은 루차 카나리아 방식으로, 2차전(14일)은 샅바를 맨 씨름 방식으로 치러진다.

루차 카나리아 방식의 단체전은 승리를 거둔 선수가 패할 때까지 모래판에 계속 남아 상대편 선수를 맞아들이게 된다.

민속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의 교류는 1988년 동아대팀의 스페인 방문 이후 8번째다.

지난 2월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열린 교환 경기에는 이태현(현대).김경수(LG).황규연(신창) 등이 출전, 단체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한 바있다.

12일 첫번째 단체전에 이어 열리는 개인전은 양국에서 대표선수 1명씩 내보내 민속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 방식을 번갈아 가며 3판 양승으로 승부를 가린다.

스페인은 카나리아 군도 주민의 '우상' 이자 94년부터 올해까지 각종 대회 우승컵을 휩쓴 프란시스 페레스(1m98㎝.1백56㎏)를 내보낼 예정이지만 한국은 맞상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방문 경기에서 개인전 한국대표로 출전, 1-3으로 패한 이태현은 왼쪽 무릎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았고 올해 상승세를 타고있는 신봉민(현대)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골리앗' 김영현(LG)이 2m17㎝의 큰키를 이용해 페레스를 모래판에 메다 꽂을 유일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루차 카나리아와 친선 경기에 이어 벌어지는 본 경기엔 국내 4개 프로씨름단 47명의 선수가 출전, 총 5천만원의 상금을 놓고 샅바 싸움을 벌이게 된다.

대회 하이라이트인 백두장사와 한라장사 결정전.동해장사 결정전은 TV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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