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소비에도 지갑 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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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생계형 소비에도 지갑을 닫고 있다.

반면 우유처럼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두유 같은 대체상품의 소비는 늘었다. 가격을 확 낮춘 ‘반값 TV’류도 인기다. 이마트가 소비자들의 실생활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산출한 이마트지수 분석 결과다.

 이마트는 19일 “지난해 4분기 이마트지수가 2010년 1분기 이후 최저치인 98.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의·식·주 생활지수가 모두 떨어졌고 문화생활지수만 살짝 올랐다는 것이다. 이마트지수는 소비자들이 전국 이마트 점포에서 구매한 상품의 수량을 기준 삼아 분기별로 산출한다. 100보다 높으면 전년 동기보다 구매량이 증가한 것이고 낮으면 감소를 의미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마트지수는 의·식·주 생활 각각 95.9, 99.4, 97.8이었다. 문화생활지수는 100.2였다.

 이마트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의 김장배추 소비는 한 해 전보다 43%나 줄었다. 대신 포장김치가 10% 이상 많이 팔렸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김민 부장은 “김장 부재료 값이 크게 올라 많은 가정이 직접 담기를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사먹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갈치 소비가 줄고 어획량이 늘어 값이 떨어진 조기 소비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용 장난감도 저렴한 것이 많이 팔렸다. 15만원대인 닌텐도DS 같은 디지털 게임기 판매는 크게 줄었으나 간단한 구성의 블록 완구인 레고의 미니피겨(2900원)나 모델카(3000원)는 많이 팔렸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반값 TV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문화생활지수는 취미나 여가생활을 위한 골프나 등산·축구 용품 같은 것들이 많이 팔리면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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