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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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둔 이번 주말 극장가에는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주목 받아온 한국 영화 두편이 동시에 개봉된다.〈공동경비구역 JSA〉와 〈시월애〉. 특히〈공동경비구역 JSA〉은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라는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의 세번째 작품〈공동경비구역 JSA〉는 Joins Security Area라 불리는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을 소재로 금기시 됐던 분단문제를 정공법으로 접근한다.

한밤중 판문점 북측 초소에 일어난 남한 병사와 북한 병사간의 총격 사건. 그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미스테리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 이면에 감춰진 그들간의 진한 형제애를 코미디와 휴먼드라마로 풀어 나간다. 동시에 묻어나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도 돋보이는 부분.

남북의 병사가 함께 한반도의 지도를 그려놓고 장난치는 장면이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함께 들으면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금기시된 기존 이념의 벽을 경쾌하게 넘나드는 색다른 정서적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북한군 중사를 연기한 송강호는 강인한 겉모습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이고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해, 통념화된 북한군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깨뜨린다.

국내 최초로 슈퍼 35mm로 찍은 와이드 화면에 펼쳐지는 갈대밭과 눈밭 장면 그리고 8억원을 들여 실제와 똑같이 만든 판문점 세트도 인상적이다.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던 처음 결정이 15세 관람가로 번복됐고 남북한 화해 무드의 절묘한 타이밍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이현승 감독의〈시월애〉는 젊은 여성 관객의 지지가 예상되는 감성 멜로 영화다.〈그대안의 블루〉등의 영화로 이미 탁월한 영상감각을 인정받았던 이현승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만들어낸 영상은 정말 예쁘다. 그러나 환상적인 영상에 비해 드라마가 빈약해 두 시간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툭 까놓고 벌이는 음담패설과 화장실 유머를 보며 킬킬거리고 싶은 관객이라면〈미,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을 권한다.〈덤 앤 더머〉이후 패럴리 형제와 짐캐리가 다시 만난 이 작품은 그들의 전작들보다 매력과 유머가 뒤진다는 평이지만 짐캐리의 원맨쇼와 스크린을 휘젓는 지저분한 유머가 전해주는 역겨움과 통쾌함(?)을 동시에 느끼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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