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00만원 넘는 `외국인 관광` 참가자들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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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조선중앙통신]

외국인을 상대로 북한의 경제를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관련 기관을 둘러보는 `경제 관광`이 한 영국 여행사에 의해 기획됐다. 열흘 일정에 우리 돈으로 무려 430만원이 넘게 드는 관광 상품이다.

1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주재 초대 영국 대리대사가 이끄는 이색적인 정치 관광 상품을 내놨던 영국 여행사 `폴리티컬 투어스(Political Tours)`는 오는 4월 7일부터 열흘 간 북한 경제 기관을 중점적으로 돌아보는 `경제 관광`을 기획했다.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주간에 남포 공장 등 북한의 주요 경제 현장을 둘러본다.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미래를 경제 측면에서 전망해 보겠다는 취지다.

폴리티컬 투어스의 니콜라스 우드 대표는 "북한 권력 승계에 대해 관광객이 자세히 아는 것은 힘들다"며 "경제를 통해 북한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광은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여행사’와 협력해 진행한다. 지난해 정치 관광과 마찬가지로 유럽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가 관광객의 안내를 맡았다. 한반도 경제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루디거 프랑크 박사다. 영국 돈으로 2500파운드(약 430만원), 미화로 3800달러가 넘는 이 상품에 지난해 정치 관광에 참가한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와 금융인 등 호기심 많은 지식계층이 신청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천리마 운동의 본산지인 남포의 천리마 제강소와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등을 방문하고 공장 직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폐쇄된 나라 북한의 경제 상황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외국인에게 자주 공개되지 않았던 남포의 공장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개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북한에도 우수한 인력이 풍부하고, 남포항을 통한 물류 수송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은연 중에 과시해 대북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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