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 중소기업부로 승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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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김기문(57·사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청을 ‘부(部)’로 승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정책 결정에 중기들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인 만큼 중소기업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는 (승격을) 서로 해주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분위기에 맞춰 정치인들이 중기청을 부로 만들겠다고 중기업계에 제안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 대선 때는 당시 문국현 후보가 중기청을 부총리급 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김 회장은 대기업과 중기의 관계에 대해 “한국이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그 뒤안길에는 중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이 부분을 해결하고 대기업과 중기가 공생발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열심히 노력해 돈이 된다 싶은 업종을 만들어 놓으면 대기업이 뛰어들고 있다”며 “이런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중기 적합 업종·품목 지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계는 현재 제조업만 대상으로 한 중기 적합 업종·품목 지정을 유통 분야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추진하기로 했다. 또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해 출자총액제한을 부활하자고 건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출자총액제한은 자산이 일정 규모를 넘는 대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다.

 김 회장은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와 관련, “소상공인들이 그렇게 울부짖어도 찔끔찔끔 (수수료를) 내리더니, 얼마 전에 모 자동차 회사의 요구엔 바로 오케이(OK) 하더라. 이런 건 불합리하지 않은가”라고 신용카드사들이 중기를 홀대하는 현실을 재차 지적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 중기업계 만찬 자리에서 오간 얘기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한 백화점이 32년간 거래한 패션업체를 석연찮은 이유로 나가라고 통보했다는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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