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 뒤바뀜' 물고기·개구리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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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서식하는 일부 물고기와 개구리에서 암수 뒤바뀜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국내에서는 환경호르몬인 트리뷰틸주석(TBT) 에 의해 해양생물인 고둥의 암수가 뒤바뀐 사례가 보고된 적은 있으나 물고기.개구리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17개월 동안 전국의 물.토양.공기와 생물체를 대상으로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 87종의 잔류실태를 조사해 5일 발표했다.

조사팀은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자연적 현상인지, 환경호르몬에 의한 것인지는 정확히 규명하지 못했다" 고 밝혔다.

또 조사에 따르면 극소량에 노출돼도 생식기능이 떨어지고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에 의해 국내 생태계가 광범위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 암수 뒤바뀜 진행= 전국 31곳에서 채집한 물고기.개구리 1백24개 시료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45개 물질이 검출됐다. 특히 물고기 네마리와 개구리 한마리에서는 성(性) 관련 조직에서 이상이 관찰됐다.

강원도 강릉에서 채집된 암컷 피라미에서는 수컷의 정소(精巢) 조직으로 보이는 덩어리가,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잡힌 수컷 치리의 정소에서는 암컷의 전(前) 난소막이 발견됐다. 경남 하동에서 채집된 암컷 황소개구리에서는 난소에서 정소로 바뀌고 있는 일부 조직이 확인됐다.

◇ 공기 오염=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의 경우 24개 측정지점 가운데 23곳에서 검출됐다. 전반적으로 일본에 비해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내에서는 ㎥당 평균 4.448pg(피코그램.1pg=1조분의 1g) , 최고 8.624pg이 측정됐다. 일본의 최고치 1.8pg의 4.8배에 달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반월공단에 대한 추가조사에서는 1.004pg이 측정됐고 인근 상업.주거지역은 0.392pg으로 측정돼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고 말했다.

◇ 물.토양 오염= 하천의 경우 다이옥신.비스페놀A 등의 물질이 한강 수계 경안천.안양천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됐으나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TBT는 낙동강 수계 낙동대교 지점의 하천 퇴적토에서 유일하게 ㎏당 5.96㎍(마이크로그램.1㎍=백만분의 1g) 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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