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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부각되는 아트메디신

중앙일보

입력

화가의 입장에서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이른바 `아트메디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콜롬비아 출신의 일반 진료의인 카를로스 에스피넬 박사는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그림 주인공의 건강상태를 살필 수 있는 아트메디신 기법을 통해 환자의 진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렘브란트, 라파엘로 같은 거장의 그림에서 모델의 건강상태를 알아낼 수 있으며 화가가 모델을 관찰하는 관점을 의학에 도입하면 보다 정확한 진단은 물론 질병의 발병시점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의학계에서 산업혁명으로 인해 오염물질이 급증한 19세기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는 류머티스성 질환이 실제로는 17세기에도 존재했다는 것을 아트메디신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의 17세기 작품 `잠자는 큐피드''를 자세히 관찰하면 모델이 류머티스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한 마사초의 15세기 작품에서 모델이 소아마비를 앓고 있었다는 점을 알아낼 수 있었으며 같은 시대 중국의 화가인 추 천의 그림에서는 모델이 언청이었다는 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이제까지 별다른 병력이 알려지지 않았던 렘브란트의 건강상태도 그가 남긴 그림을 통해 파악해 냈다면서 흐릿한 눈빛과 툭 튀어나온 동맥, 내려 앉은 눈꺼풀 등을 종합할 때 우울증과 호르너증후군(하수증)을 앓고 있었던 같다고 설명했다.

에스피넬 박사는 아트메디신은 예술과 의학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예술작품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활용,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보다 나은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피넬 박사는 지난 64년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지금까지 존 홉킨스 대학과 조지타운 대학 등에서 아트메디신에 대해 강의를 했으며 저명한 의학잡지인 `랜싯''에도 여러편의 논문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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