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최경주는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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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진출 9개월만에 처음으로 `톱 10'에 진입한 최경주(30.슈페리어)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스타다.

최경주는 4일(한국시간) 끝난 에어캐나다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에서 12언더파 272타로 데이브 스탁턴 주니어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라 투어 출전 22(본선진출 13)번만에 톱 10 고지에 올라섰다.

88년 골프채를 처음 잡은 최경주는 93년 프로에 입문한뒤 2년만인 95년 팬텀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99년까지 국내 7승, 해외 2승의 기록을 세웠다.

172㎝, 80㎏의 다부진 체격에다 눈매마저 매서워 호크 아이, 필드의 타이슨 등의 별명을 얻은 최경주는 지난해 11월 국내 남자 프로골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 올 시즌부터 미국프로골프 투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미프로무대 진출 1호 최경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쓰라린 시련의 연속이었다.

최경주는 1월 16일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오픈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나 컷오프탈락해 미국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한 뒤 이어 2대회를 내리 컷오프 문턱에서 좌절했다.

최경주는 2월 27일 투손에너지에서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았고 5월초 열린 콤팩클래식 대회초반에 공동 2위에 올라 외신의 집중조명을 받았으나 막판에 무너져 공동 74위로 밀려났다.

최경주는 이국생활에서 오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데다 언어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캐디와의 잦은 불화로 시즌 중반까지 출전대회가운데 절반가량만 컷오프를 통과해 한때 `중도하차설'까지 나돌았다.

최경주는 하루에 영어문장 3개씩을 외우는 등 각고의 노력끝에 5월초부터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고 가족들이 합류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아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최경주는 즐겨사용하던 벤 호건 아이언 클럽을 조금 더 무거운 것으로 바꾼 뒤 출전한 5월초 콤팩클래식에서부터 날카로운 샷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흑인 캐디 `벅'과 호흡이 잘 맞은 최경주는 6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르노타호오픈에서 공동 12위로 뛰어오른뒤 이번 에어캐나다챔피언십에서 공동8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올렸다.

임만성 IMG코리아과장은 "최경주가 초반 겪었던 언어소통과 외로움 등을 극복하고나서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면서 "시즌 막판 대활약이 기대된다"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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