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타] 배드민턴의 황제 - 피터 게이드 크리스텐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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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배드민턴계에서 아시아 파워가 맹위를 떨치던 90년대 중반, 한 금발의 사나이가 등장했다.

폴 에릭 호이어 라센. 그는 96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우승후보였던 라시드 시덱(말레이시아)과 덩 지앙(중국)을 연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97년, 라센의 대를 있는 덴마크 배드민턴의 영웅이 탄생한다. 피터 게이드 크리스텐센(23, 덴마크).

그는 6살때까지 덴마크 축구 대표의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부터 꼬마 크리스텐센은 아버지가 선수로 뛰었던 배드민턴이 더 멋져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그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탁월한 선택이 됐다.

96년 덴마크 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세계무대에 처음 얼굴을 알렸던 크리스텐센은 97년 독일 오픈에서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98년은 크리스텐센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해였다. 그는 유러피안 챔피언십을 비롯 저팬 오픈, 말레이시아 오픈, 스위스 오픈의 4개 대회를 석권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99년 전영오픈을 우승한 크리스텐센은 지난해 초 중국의 순 준으로부터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이후, 얼마전 타우픽 히데예트(인도네시아)에게 1위를 내주기 전까지 62주 연속 정상을 수성했다.

크리스텐센은 카밀라 마틴과 연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틴은 덴마크 배드민턴의 여제(女帝)이자 이번 시드니 올림픽 여자 단식의 강력한 우승 후보.

만약 크리스텐센과 마틴이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할 경우, 이들은 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 각각 단식 금메달을 따낸 부디 쿠사마와 수지 수산티 이후 최고의 배드민턴 연인 커플이 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크리스텐센이 꺾어야 할 상대들은 얼마전 1위를 빼았긴 타우픽 히데예트와 헨드라완(이상 인도네시아), 중국의 자운지 지아다. 과연 크리스텐센이 이들을 넘어서 황제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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