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홍명보·김도훈 "8강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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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올림픽인 만큼 후배들을 잘 이끌고 후회없는 경기를 하겠습니다."

시드니 올림픽 축구대표팀 와일드 카드(24세 이상)에 선발된 홍명보(31.가시와 레이솔)와 김도훈(30.전북 현대)의 다짐이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와 공격수로 명성을 쌓았고 숱한 국제대회에서 성가를 드높였던 둘이지만 의외로 올림픽은 첫 출전이다. 그러니 대회를 맞는 두 슈퍼스타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국내 축구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컵 3회 출전(1990이탈리아, 94미국, 98프랑스)에 빛나는 홍명보는 올림픽 무대와는 유난히 인연이 없었다.

96년 당시 비쇼베츠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며 홍을 외면했고, 92년 김삼락 감독도 비슷한 이유로 홍을 뽑지 않았다.

98월드컵에 출전했던 김도훈도 96년엔 연세대 후배 최용수에 밀려 애틀랜타에 가지 못했다.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 홍명보는 최후방에서 수비진을 지휘하며 정확한 패스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게 된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직접 볼을 몰고나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골을 노리기도 할 것이다.

축구팬들은 94월드컵에서 통렬한 중거리슛 두방을 터뜨린 홍의 슈팅력에 큰 기대를 건다.

김도훈은 스트라이커 설기현(21.로열 앤트워프)이 부상하는 바람에 극적으로 올림픽호에 승선했다.

김은 올해 K리그에서 여덟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에 올라 있을 정도로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한다.

허정무 감독은 김이 최전방에서 폭넓게 움직여 공격 공간을 열어주고 골 찬스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지어줄 것을 기대한다.

두 선수는 기량뿐 아니라 야무진 자기 관리와 성실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둘의 진지함과 집념이 어린 후배들에게 전파된다면 한국 축구는 첫 올림픽 8강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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