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불충분·불분명…보험 피해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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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보험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올 상반기 보험 분야 피해구제 건수는 579건로 작년 하반기425건보다 36.2%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보험 종류별로는 손해보험이 3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생명보험(192건), 공제(48건), 상조회(39건) 등의 순이었다. 손해보험의 경우 자동차 보험이 205건으로 가장 많았고, 생명보험은 보장성 보험이 141건으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유형별로는 보험 상품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으로 모집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이 14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보험금 산정과 보험금 지급 책임 여부와 관련된 분쟁도 각각 138건과 137건을 차지했다.

경북 예천에 사는 주부 박모(48)씨의 경우 남편 장모씨가 간경화를 앓은 적이있어 작년 7월 A보험사의 직장인 보험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보험사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당시 보험사 직원은 질환이 상관없다며 보험 가입을 권유했다.

그러나 보험사측은 7개월 뒤 장씨가 간경화로 사망하자 질환 사실을 자신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박씨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지난 98년 술에 취한 채 남해고속도로에서 운전하던 대전의 정모(27)씨는 역시 음주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던 가해 차량과 충돌 후 보험사에 상해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가입 상품이 손해보험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소보원 장수태 법무보험팀장은 "보험사측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가입하면 피해를 볼 경우가 많다"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계약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지 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확인해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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