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창진의 격려, 박상오 춤추게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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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KT가 6일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KGC와의 홈 경기에서 72-66으로 이겼다. 4연승을 기록한 KT(23승11패)는 2위 KGC(25승10패)와의 승차를 한 경기 반으로 좁혔다. KT 박상오(31·1m96㎝·사진)는 지난 시즌 경기당 14.9점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어 MVP를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박상오는 부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9.4점을 넣었다. 전창진 KT 감독은 지난해 12월 30일 박상오를 불러 함께 맥주를 마셨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부담 갖지 말고 경기하라’고 격려했다. 박상오는 4일 SK와의 경기에서(80-53 KT 승) 5점·5리바운드에 그쳤다. 하지만 전 감독은 “득점은 적었지만 수비가 좋았다”고 박상오를 칭찬했다. 주장 조동현도 “(박)상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했다.

 전 감독과 동료의 믿음 덕분일까. 박상오는 이날 14점·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신인왕 0순위’ 오세근(25·KGC)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였다.

 KT는 3쿼터까지 48-52로 뒤졌다. 박상오는 4쿼터 시작 35초 만에 오세근의 수비를 뚫고 골밑 슛을 넣었다. 54-54 동점이던 4쿼터 7분34초가 남은 상황에서는 오세근의 파울을 유도했다. 파울 4개가 된 오세근은 벤치로 물러났고 전 감독은 박상오를 바라보고 박수를 쳤다. 박상오는 종료 2분10초 전에는 66-64로 앞서가는 골을 넣으며 승부의 추를 KT 쪽으로 가져왔다.

 박상오는 수비에서도 오세근을 완벽히 막았다. 경기당 15.9점을 넣는 오세근은 이날 박상오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9점에 그쳤다. 신장과 체중 모두 박상오가 열세지만 오세근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노련한 수비를 선보였다.

 박상오는 “오세근을 막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냈다. 감독님과 동료들의 응원 속에 더 힘을 냈다. 오랜만에 공수에서 제 몫을 다한 거 같아 기쁘다”고 했다. 전 감독도 “KGC와의 경기에서는 오세근을 막지 못해 고민이었는데 오늘 박상오가 기대 이상으로 잘 막아줬다”고 했다.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홈팀 SK가 LG에 77-74로 이겼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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