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 남부권 집값 뛰고 전셋값 날고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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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지난해 한해 집값 오름세로 눈길을 끌었던 경기도 남부권 주요 도시들이 전셋값은 훨씬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도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해 전세난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 유럽발 재정위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2011년 수도권 주택거래는 꽁꽁 얼어붙었다. 반면 매매수요가 임대로 몰려 전셋값은 치솟는 매매·임대 양극화 현상이 일어났다.

6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 종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주택(아파트·단독·연립)의 매매가 상승률은 0.5%에 불과했지만 전세가는 11%가 올랐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주택거래가 활발했던 경기 남부권의 오산·화성·평택에서도 예외없이 전셋값이 폭등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산시 집값(단독·연립주택 제외)은 지난해 10.2% 올랐다. 지난 200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러나 전셋값은 무려 24.7% 상승했다. 화성도 집값이 4.9% 오르는 동안 전셋값은 21.6%가 올랐다.


평택은 집값 상승률 7.1%, 전세 상승률은 13.4%를 각각 기록했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의 역대 최고 기록은 1987년 19.4%로 이때 전세난으로 인한 자살자가 속출, 주택임대차보호법까지 개정됐다"면서 "20%대 상승률은 살인적인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역대 전셋값 상승률 최고 기록 깨

이들 도시의 `전세가 폭주`는 수요·공급 불균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산업단지 신설·확장으로 수요가 몰린 반면 공급이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입주량도 적었고 특히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소형이 부족해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오산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3336가구로 예년(7519가구)의 `반토막` 수준이다. 심지어 올해는 입주 예정 아파트가 한 가구도 없다.

평택의 지난해 입주 물량도 2529가구로 2010년 2999가구보다 줄었고, 화성은 711가구에서 감소한 649가구가 입주하는 데 그쳤다. 올해 입주 예정 가구수는 평택 3110가구, 화성 1175가구로 집계됐다.

반면 경기 남부권 주택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산에는 가장산업단지가, 평택에는 송탄산업단지·포승공단 등이 있다. 또 평택 고덕신도시 조성 계획과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립안 등 인구유입 요인이 풍부하다.

박 팀장은 "작년 전세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덜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입주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전세난을 피하려는 매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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