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50대에 호텔경영인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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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시장을 주도하는 호텔을 만들겠습니다.”

세계적인 국제회의 센터를 목표로 하는 코엑스(COEX)를 사이에 두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두개의 특1급 호텔을 함께 경영하는 심재혁(53)한무개발 사장.오는 10월 21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정상회의(ASEM)는 그 가능성을 더욱 열었다.

沈사장은 26개국 정상들이 모두 이곳 두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숙박하려 해 조정하는데 애먹었다고 말했다.결국 12명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다른 호텔에 배정하는 식으로 해결했다.

두 호텔은 아셈 국제회의장과 맞붙어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지하통로로 연결돼 있는 게 장점이다.지난해 12월 문을 연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새로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호텔 자체도 다른 특급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1988년 개관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터컨티넨탈 호텔 체인 가운데 유일한 그랜드급이다. 지난해 12월 ‘보통’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그랜드’로 승격했다.

沈사장은 “지난해 투숙률이 87%에 이르는 등 최근 3년동안 투숙률과 객실 단가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코엑스 호텔도 6월 투숙률이 94%를 기록했다.

주변 여건의 변화도 큰 보탬이 됐다.88년 개관 당시만 해도 서울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숙박객이 많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 강남은 다국적기업의 한국 지사와 벤처기업들 본산인 테헤란밸리가 있는 곳이라 연회·만찬 등 행사가 많다. 더구나 이번 이산가족 상봉으로 코엑스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沈사장은 이런 이점을 적극 활용한다.이른바 ‘깃발 관광’(단체 관광)이 없다.호텔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고 투숙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 화가 초청 전시회나 e-비즈니스 포럼 등 여러가지 전시·회의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모든 객실에 근거리통신망(LAN)을 깔았으며 원하는 고객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빌려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沈사장은 발로 뛰는 경영을 신조로 삼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보기 위해서다.여성용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아지자 대형 환풍기를 설치했다. 그는 직원들과 수시로 만난다.

경기도 한탄강으로 함께 래프팅을 가고,식당에서 모자를 쓰고 직접 배식했다. LG칼텍스 정유 이사·LG그룹 회장실 전무·LG텔레콤 부사장을 역임하고 1999년 2월부터 현직에 근무.

호텔업과는 무관한 곳에서 일했는데도 현장중시·고객만족 경영으로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세계적인 명소로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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