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전자상거래 규모 18조원 넘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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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산업자원부의 지원아래 이르면 연내 부품업체 3천5백여개사와 함께 글로벌 전자상거래사이트를 개설한다.

이 회사는 사이버공간에서 부품들을 공급받아 중장비를 생산, 해외 바이어에 팔아 내년에만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생활용품 업체인 옥시는 온라인 쇼핑몰을 이달말 연다. 이곳에선 동네 슈퍼마켓에서 팔리던 생활용품 35종과 자동차용품 80종을 선보인다.

인터넷의 총화(總和)인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6개월에 걸쳐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실태를 조사, 22일 보고서를 냈다.

◇ 폭발하는 전자상거래 시장〓KISDI는 국내 7백83개 기업, 8만8천여 인터넷 사이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18조6천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조1천여억원에 비해 84%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시장은 지난해 9조8천억원에서 17조5천억원 규모로 전망됐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79%)와 금속.기계(20%)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닷컴기업의 수익원이 되는 기업과 소비자간(B2C)시장은 지난해보다 4.5배나 증가한 1조1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정통부의 변재일 정보화기획실장은 "전자상거래 형태가 전용회선으로 제한된 완성품 조달에서 인터넷을 통한 생산재 판매로 발전되고 있는 게 B2B의 성장요인" 이라고 분석했다.

한국IB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7백대 주요 기업 중 87%가 전자상거래를 추진하고 있으며 굴뚝기업들도 10개 중 4개사가 올해 B2B를 실시했거나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자상거래 이용자(13~49세 대상)는 최근 6개월간 2백15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의 91만명(3.3%)에서 2배 이상 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의 전자상거래 서비스 이용횟수.이용금액 등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의 송영한 마케팅본부장은 "초고속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가정에서 쉽게 쇼핑몰에 들어갈 수 있고 고화질 화면으로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 문제점과 대책〓인터넷 쇼핑몰의 수익구조는 여전히 좋지 않아 대부분의 사이트가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DI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 1백7개사 중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업체는 3.8%밖에 안된다.

윤창번 원장은 "9만개에 가까운 인터넷 사이트 중 전자상거래를 운영하는 곳은 7천9백여개에 불과한데 이들마저 경쟁이 심하고 마진이 작은 B2C에 몰려 수익성이 떨어진다" 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걸림돌로는 ▶높은 카드수수료▶불안한 쇼핑몰 신뢰성▶개인정보 누출 우려▶비싼 물류비▶표준화 안된 부품 및 결제시스템▶법.제도 미비▶세금문제 등이 꼽혔다.

인터넷 업체인 I사의 金모 사장은 "정부가 온-오프 융합인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뒷다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며 "예컨대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 선진국은 어떤가〓세계적인 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미국의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3백8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72억달러로 전망했으나 상반기에만 1백80억달러를 기록하자 올 전체를 5배 이상 늘린 것. 이같은 추세라면 오는 2002년엔 1천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포레스터는 예측했다.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그룹도 앞으로 3~5년 안에 업종 구분없이 기업 대부분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참여하고, 전체 상거래의 20~30% 가량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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