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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들이 예수탄생교회에서 치고 받고 싸우다니…서로 더 많이 청소하겠다고 다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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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베들레헴의 예수탄생 교회에서 그리스 정교회와 아르메니아 교회 소속 성직자들의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은 팔레스타인 경찰이 출동하며 진정됐다.[베들레헴 로이터=뉴시스]

이스라엘 베들레헴에서 28일(현지시간) 기독교 성직자들 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싸움이 벌어진 곳은 베들레헴에 위치한 예수탄생 교회다. 이날 교회를 청소 중이던 그리스 정교회와 아르메니아 교회 소속 성직자 100여명 사이에 싸움이 붙었다. 이들은 들고 있던 빗자루를 가지고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청소도구를 던지기도 했다. 조용하던 교회는 순식간에 욕설과 주먹 세례가 난무했다.

소동은 곤봉과 방패를 든 팔레스타인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진정됐다. 요르단강 서안에 위치한 베들레헴은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관할하에 있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었다.

싸움의 발단은 소속이 파악되지 않은 한 성직자가 상대의 구역을 침범해 청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성직자들은 정교회가 정한 성탄절인 다음달 7일을 앞두고 교회 내부를 정돈하는 중이었다.

예수탄생 교회는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교회가 공동 관리하고 있어 종종 갈등이 빚어진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베들레헴 경찰 관계자는 “이런 다툼은 매년 일어난다”며 “우리 모두 신의 자녀이기 때문에 아무도 체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 교회는 1700년 가까운 전통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다. 예수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베들레헴의 한 장소에 지어졌다. 4세기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절 세워진 뒤 화재로 손실됐다. 이후 6세기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재건축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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